1.일 시 : 2016/05/14(토) 09:00 연신내역 3번출구
2.참 석 자 : 조연행,한영직,노현호,박세이,김정길(노현호지인),신은경(뒷풀이)
3.산행담당자 : 한영직
꽤나 텁텁한 날씨다. 이 땅의 큰 깨우침을 안겨다준 석가모니의 탄생일에 맞춰 염초릿지를
찾은건 순전히 석가탄신일때문이었다...도선사는 오전부터 초만원일테고, 포장도로를
다람쥐 쳇바퀴돌듯하는 택시도 잡기 힘들테고, 그 포장도로를 걸어가는건 이제 그만하고 싶다..
이런 저런 연유로 염초릿지로 급변경후 연신내역에서 모이기로 한 09:00..
역시나 정확하다. 연행성의 시간은 한치도 오차가 없다.
저 오차에 벗어날라치면 지갑이 두툼하던지, 귀딱지가 두껍던지, 둘 중 하나다.
은경씨는 오는도중, 회사의 긴급호출로 인해 집앞 전절역에서 다시 후퇴를 결정,
뒷풀이때 합류하는걸로 목표를 삼았다.
오랜만에 함께 산행하나 했더니... 휴대폰 없을땐 어떻게 살았나 싶다.
그만큼 우린 쉽게 약속하고, 쉽게 약속을 파기한다.
업무시간외에도 쉴새없이 울려퍼지는 "까톡" "까톡"
우린 이미 이동통신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산성으로 향하는 버스는 초만원이다.
어그적 어그적 낑겨타고는 힘들게 박석고개를 넘는동안 에어컨을 켜지도 못한채 등짝에 땀이 베어나온다.북한산성에 이르러 그 많던 승객들이 우르르 내리는 모습이, 만취한 취객의 입에서 나오는
토사물처럼 보인다.꾸역꾸역 입에 삼켰던 각종안주와 술,밥등을 한꺼번에 뱉어내는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지 않은가?
다음정거장에 내려 쉬엄쉬엄 원효암으로 오른다..
중간중간 원효암으로 불공드리는 신도들과 나란히 걸으며, 그들의 소원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원효암 약수맛은 예나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첫꼭지에 이르러 연행성의 날렵한 몸동작이 바위를 아우른다.
아직 죽지 않았어...연행성!
두번째 내가 오르고 그 다음 정길이차례..
혹시나, 몸자로 빌레이를 보고있는데...어깨를 파고드는 고통...
밑에서 추락과 동시에 정길이의 손가락이 까진 모양이다.
점점 어깨로 파고드는 고통은 너무 심하고, 서서이 줄을 풀어 지면으로 하강시킨다.
아무리 쉬워보이는 코스라도, 초행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직접확보를 한 결과다.
정신이 번쩍 든다.다시 간접확보로 바꾼후 암벽화로 갈아신게한 후 무사히 오른다.
오른쪽 손가락에 피가 맺혀있다.미안하다...정길아!
그 다음부턴 최대한 정길이의 눈높이에 맞춰 확보를 보았고, 최대한 안전에 신경을 쓰게된다.
본격적인 염초릿지에 이르러 쏟아지는 태양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져 초여름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간중간 쉬면서,웃으면서, 농담하면서, 다오름의산행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아니 달라진건, 다오름이 아니라 우리의 나이가 아닐까?
염초릿지의 클라이맥스지점에서 직상하는 연행성.. 전에는 사진찍길 거부하시더니
이곳이 포토존이라 친히 설명까지 곁들고선 폼을 잡는데, 어찌 카메라를 안 꺼낼수야..
참 많이 변하셨네..그려
직상하는 정길이와 세이의 모습을 건너편에서 "아이뻐폰"으로 찍어주시는 섬세남..영직형
나중에 보니 설악산에서나 나올법한 구도가 아닌가?
역시 사진은 포인트야..
은경씨에게 뒷풀이장소와 시간을 문자로 전송했건만, 이거 우리가 한참 늦을거 같다.
부랴부랴 백운대에 올라 인증샷찍고 하산을 하는데,,,왜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도저히 제 시간에 못 맞출거 같아 1시간을 늦추었다.
발바닥에 불이나게 걸아내려와 택시를 잡아타고 역촌동 "울릉도횟집"에 도착한 시간이
19:15분정도.. 한시간을 넘겨 기다려준 은경씨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이 집에선 왠만한 해산물이 울릉도에서 공수된다고 하는데,, 믿어야겠지?
실제 주인장이 울릉도에 살면서 찍었던 사진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참을 흡입하듯 물회를 먹고나니, 그제서야 대화들이 오고간다.
멀리까지 와준 은경씨,6주동안 등산학교에서 빡세게 구른 세이, 처음 다오름과 산행을 하게된 정길이, 중간중간 안전을 챙겨준 영직형, 릿지의 왕자답게 전구간 줄을깔아준 연행성...
어쩜 우린 여러 특징들의 조합이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체가 되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차로 끝낼순 없지...2차 , 3차... 끝내는 택시를 타고 귀가~~~
함께한 산행 너무 즐거웠습니다.
**언식형의 영향으로 점점 길어지는 산행보고서,,,(물론 언식형에게 비할수야)
즐거웠고
"은경씨 반가웠고 미안했어요"
역시 산행은 후회가 없다는걸
또
느꼈습니다.
정길아~
물회 맛있게 잘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