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7.12.28 14:44

[잡담]1999년 8월27일

조회 수 1301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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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름 여러분~~
다들 새해맞을 준비는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 문득 메일을 정리하다가 다오름폴더에 있는 옛글을 발견했습니다..
혼자 읽어보니 피식 웃음이 나네요~

1999년 그 해 여름..전 아직 안전벨트도 준비 않했을때이고, 임연일 회장님은 둘째를 기다리고 있던 때였네요..그간 해외원정도 다녀오시고..다오름 홈페이지도 이렇게 번듯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제는 자연과 함께 자연처럼 사는 일만 남았네요~~

여러분 모두 자신과의 약속은 잘 지키시며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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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탐방의 주인공 : 임연일 현5기 부회장
주인공을 만난 사람 : 5기 남 수미


"시골소년같이 풋풋하잖아"
"언제나 차분한 모습이지"
"어눌한것 같지만 할말은 끝까지 다하지 않나"
"멋있잖아요" "그 형, 잘생겼잖아요"
"고칠 점? 글쎄, 거의 완벽하지"

지루한 장마와 무더위가 끝나고 가끔씩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하늘이라도 한 번 쳐다보게 되는 8월의 막바지 어느 점심시간. 회원탐방이라는 이름으로 임연일 회원을 만난 곳은 시청앞 교차로의 어수선함을 뒤로 한 덕수궁내 조용한 벤치였다.
파스텔톤의 엷은 와이셔츠에 한쪽 손엔 양복상의를 들고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기며, "내가 좀 늦었죠" 언제나 봐도 매력만점의 미소년같은 미소이다. 그리고 너무나 차분하다 못해 또박또박 늘어지는 말투. 임 연일회원을 잘 아는 어느 회원의 표현처럼 언제나 시골소년같은 풋풋한 모습이다. 하지만 모든 다오름회원이 궁금해하는건 임연일 회원의 이런 말쑥한 모습이 아니라 요즘 근황을 비롯 왜?왜?왜?의 탐구정신에서 비롯한 임연일의 이면에 숨겨진 모든 것이리라.

그를 둘러싼 환경이라고 한다면 먼저 가꾸고 돌보아야할 가정이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항상 눈에서 아른아른거리는 첫아이 민규를 포함한다. (편집자주 :사랑스럽다는 말이 얼마나 상투적이고 닭살스러운 고백인지 잘아는 미혼의 편집자인 나도 이부분에서는 '사랑스러운'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또 몇달 있으면 사랑스런 둘째아이를 선물받게 된다.
그리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생활이 있다. 퇴근시간이 그리 이른편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번정도의 술자리에도 참석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를 둘러싼 환경이라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인연보다 앞으로의 인연이 더 길게만 느껴지는 '다오름'이 있다. 한때는 다오름과 다오름 회원, 그리고 "산"이 생활의 전부였던 시절도 있었다.

남 : 예전에 얼핏 듣기로 '산에서 죽어도 행복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하던데..
임 : 93년 이였을까요. K2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된후 암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처음엔 담벼락을 오르는것부터 시작해서 아무생각없이 줄없이 인수봉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암벽하는 사람들을 만나 따라다녔고 설악산에서 등반사고로 1년정도 산행활동을 못한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그만 둘수 없다는 생각에 체계적인 산행활동을 위해 등산학교에 입교하게 됐고 다오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편집자주:언뜻언뜻 느껴지는 무모함이라니. 하지만 언제나 그 뒤엔 합리적인 사고가 뒷받침된다는걸 느낀다)
어떤 사람에게는 산에 오르는 일이 자신의 이념이 되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난이도를 추구해가는 진정한 알피니즘이 자신의 생활이며 이념화되어 각인되는거죠. 그러한 마음가짐일때 행여 산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하더라도 후회없고 행복하다는 거죠. (편집자주 :윽! 순간 경직됨을 느낀다. 도시락하나 달랑 싸들고 '무서운건 안해요!'하며 오로지 걷는것 만을 추구해왔던 산행초보 입문생에게 선배가 던지는 진정한 알피니즘에는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깊은 내면세계가 있음에)

산을 이야기할 때 그는 뭔가에 아주 신이 난 아이처럼 이야기를 줄줄 잘 이끌어 냈다.

임 :산을 오르게 하는 유혹이 참 많았죠. 어느 한 단계가 지나고 나면 좀 더 어려운 곳을 오르고 싶고 끊임없이 추구하게 되는 뭐랄까 흔히 말하는 도전과 성취감이라고 할까. 산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쉴 때 느끼는 편안함이야말로 산에 오르게 하는 최대 유혹인것 같아요. 물론 산바람 맞으며 까먹는 점심 도시락이나 뒷풀이의 술자리도 만만치 않은 유혹이죠. 하하.
생각해보면 해외원정 한번 가보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지난 몇년간 도취해있던 아니 푹 몰입해있던 산이야기가 끝나고 요즘의 가정생활 이야기를 꺼내 봤다.

남 : 퇴근후에 집에는 일찍 들어가세요.
임 : 일찍들어가려고 노력해요. 공식적인 모임이외에는 별다른 술약속을 잡지 않는 편이죠. 특히 요즘엔 임신8개월인 아내가 약간의 부상으로 아이와 놀아주기가 힘듭니다. 집에 들어가면 아들 민규는 내 목을 붙들고 나가자고 마구 조릅니다. 가끔 주말엔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공원이나 야외로 나가기도 합니다.
확실히 결혼이라는것은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존의 영역이 침범당하기도 합니다. 저같은 경우도 산행에 할애했던 많은 시간을 지금은 아내와 민규, 그리고 더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쓰고 있습니다. 산행활동과 가정생활에 조화를 이루는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죠. 물론 지금은 가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시기이구요. 어차피 산악회도 사람을 위한 조직인 만큼 결혼과 가정생활을 잘 이끌어 가는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편집자주 : 진정한 알피니즘을 이야기하던 그가 사랑스런 아내와 아들을 이야기하며 이젠 완벽한 가정모드로 OA환경을 바꿨을때 나는 "과연!"하며 내심 감탄을 연발했다)

철저하게 가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그의 마지막 모습은 아니다. 그는 요즘 인터넷분야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 제작과 관련해서 스스로 많은 공부를 하고 있고 나름대로 다오름 운영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다오름 창립원년 등반대장부터 현5기 부회장의 이름에 걸맞게 그의 머리에는 항상 다오름의 나아갈 방향과 후배들에게 던지는 충고 한마디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 : 다오름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가 함께 오르자'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열린 산악회를 지향한다는 것이죠. 또한 어떤 하나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행방법들이 피라미드구조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일반 워킹만을 추구하는 초보회원들이 하부구조를 이루고 그 중에서 릿찌나 좀 더 다양한 산행방법에 관심을 갖게 되는 회원들이 윗단계를 이루게 되고 또 그 중에서 암벽등반내지는 고난위도를 추구하는 회원들이 상부구조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탄탄한 조직구성과 원활한 조직운영이 확보된다면 다오름 회원들 모두가 만족하는 모임이 되리라 봅니다.
지금까지 여러 선배님들이 다오름을 꾸준히 지켜봐 주시고 후배들이 부지런하게 운영해주는 덕분으로 다오름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잘 걸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그가 다오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오랜기간 다오름을 통한 산행활동에 몰두했었다는것 외에도 언제가 다시 돌아갈 곳은 산이며 자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자주 후배들과 산행을 같이 할 기회는 없지만 그는 항상 또다른 방법으로 다오름을 지원하고 후배들을 격려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한다. 언젠가 기회가 되고 시간이 허락하여 다시 산을 찾을 때까지 남은 후배들과 신입회원들이 다오름을 잘 지켜주고 성장시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연과 함께 자연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임연일 회원. 실현될 가능성은 없지만 그런 생각만이라도 힘이 된다고 수줍게 말하는 그가 서울 한복판 시청앞 거대한 빌딩들 틈속으로 그 뒷모습을 보이며 그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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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연일 2007.12.31 13:13
    이런 글이 있었군요. 남수미 회원의 글솜씨가 돋보이네요. 2007년은 다오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2008년도에도 모두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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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미영 2007.12.31 14:51
    1999년 9월 저는 결혼을 했습니다. 그 때 찍은 다오름과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모두 활짝 웃은 모습이 너무 좋았고 첫째를 안고 찍은 연일형 얼굴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형은 그때 그모습 지금도 그대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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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미산 2008.01.02 11:57
    미영~기억나네~산행끝나고 그복장 그대로 내려와서 남산한옥마을에서 사진찍고 밥먹던 일들~~참 시간이 무섭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구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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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fsdf 2011.11.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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