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등반현장, 당시의 심리상태등을 남겨 두겠다.
※ 기록보관의 목적과 앞으로 '선등을 경험 할 회원들을 위해서 작성' 한다.
춘클릿지 등반
삼악산과 마주보며 등반한다 등반중 의암호와 춘천 시가지를 내려다 볼수 있다.
드름산에 개척된 코스이며 춘천 클라이머스가 개척한 릿지길이다.
그래서 춘클릿지이다.
1. 대상지 : 춘클릿지
2. 난이도 : 5.9 ~ 5.10a 중급릿지 등반
3. 소재지 : 춘천시 칠전동 소재 드름산(357m)
4. 개척자 : 춘천 클라이머스
5. 등반구간 : 총 7피치 215m
6. 등반입구 : 경춘국도변에 있는 의암댐 김유정문인 비와 피암터널(낙석 방지터널)사이
"낙석주의" 안내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서 20m를 오르면 입구
7. 구간개요
1피치 : 첫번째 피치는 5.9의 길로 세번째 볼트에서 오버행 구간 각도가 세지않아 그리 어렵지 않음.
→ 4피치 크럭스만 집중하며 왔기에 시작지점에서 이른바 멘붕이 왔다. 심각하진 않았지만, 첫볼트 걸기까지 처음 경험하는 두려움이다. 지난 7개월의 준비를 믿고 한발한발 올라 선다. 홀드를 잡을때 팔의 힘을 아끼며 등반하려고 노력했으나 볼트를 통과하면 다음 볼트까지 오르며 두려움에 불필요한 힘으로 움켜쥐면서 등반 한다. 심호홉을하며 마음을 잡는다.
2피치 : 2피치 역시 수월함(25m)
→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니 큰 문제는 없다. 볼트가 쉽게 닿아서 줄을 걸고 움직이니 등반하기 수월하다. 신장이 크지않은 선등자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법한 구간이다.
3피치 : 구간 종료 후 클라이밍 다운 or 8m 하강
→ 구간은 특별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줄이 느슨해서 텐션을 외치니 종범형님께서 선등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텐션을 안주신다. 참고 가다가 펌핑이 왔다고 뻥(?)을 쳐버렸다. 놀라서 텐션을 준다. 훨씬 좋다. 안주면 또 뻥 쳐야겠다. 도착 후 간단한 식사와 앞 커플의 4피치 등반을 지켜본다. 보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기대감과 후회가 함께 밀려온다. 옆에서 대순형님은 추락을 설명 하고 종범형님은 대신 해주냐고 물어 보시는데...... 이상하게 도시락은 참 맛있다.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형들과 몇마디 나누며 식사를 한다. 내 차례가 오고 있다......
4피치 : 춘클릿지의 하이라이트(30m) 슬랩형의 난이도가 제일 높은 구간
→
나직하게 "출발"을 외친다.
종범형님의 "출발" 대답속에 긴장이 묻어있다.
형님을 믿고 첫발을 움직인다. 볼트가 쉽게 닿으니 어려움이 없다. 무념무상이니 홀드가 잘 보인다. 앞선 커플의 선등자가 뒷바위를 쓰면서 통과한 구간에 도착한다. 나도 그리하고 싶었으나 형님들은 왼쪽의 크렉을 따라서 이동하라고 얘기한다. 올라서 보니 길이 보인다. 길은 찾았으나 옆으로 바라보니 고도가 느껴진다. 볼트와 멀어지니 가슴이 뛴다. 의암호를 보면서 '경치가 좋구나..' 생각할때
"민규야!! 왼쪽으로 가라고!! 그쪽에 홀드가 많아!!"
종범형님의 외침에 한발 옮기고 줄을건다.
"걸었어요~"
하니 곧 텐을 주신다. 곧 다음 볼트가 보인다. 오른다. 볼트가 다가오니 밑에서 또 외쳐 주신다. 발을 올리고 어디를 잡고.. 중심이동을 어떻게 하고.. 망설이지 말아라.. 발을 믿어라.. 음...... 손을 뻗으니 그냥 닿는다.. 그냥 걸고
"걸었어요~" 한다. 1초 2초
"그례~" 하신다.
"좀 쉴께요~" 하니
"그례~" 하신다.
확보줄을 볼트에 걸고 기대어 본다. 힘은 남았으나 그냥 쉬면서 멀~리도 보고 오를곳을 다시한번 살피기도 한다. 출발한다. 밑에서는 볼트가 멀어보였던 크럭스(?)구간이 오르며 보니 홀드가 좋아서 괜찮았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진 뒤라 공포심에 다리떨림이 간헐적으로 나를 괴롭힌다. 7개월간 운동량이 충분했기에 떨림을 힘으로 막는다. 주변에 보이진 않겠지만, 내가 말한다.
"형님 홀드 괜찮은데요.. 조금전부터 오토바이 타고 있어요.. 천천히 등반할께요.." 하니
"그례~" 하신다.
형님의 대답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내가 잘(?)하는가.. 나쁘진 않은가..' 싶다. 4피치 상단부근 좌측의 홀드를 살피고 있는데
"민규야 천천히 하면 된다.. 다왔다~" 대순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가깝다.
"네~" 하며 바라보니 형님이 웃으면서 보고 계신다. 마음이 편해진다.
"완료~" 도착했다......
확보한다. 후등자 확보를 준비하며 이렇게 끝난건가 싶다. 허무하다..
"완료!!!!!! 야~~~~~~" 크게 외치고 고함도 쳐본다. 이제야 뭔가 한거 같다.
"민규야 기분 좋냐?"
"호호호호"
대순형님과 미정누님이 웃는다.
5피치 : 4피치에서 5피치 접근시에는 안자일렌을 하고 약 15m를 오름 5피치가 끝나면 30m 워킹
→ 릿지화로 등반했다.
6피치 : 5.10a로 수월함
→ 릿지화로 등반했다.
7피치 : 5.10a이지만 직벽이라 선등자 키가 작다면 약간의 인공 등반을 요할수도 있음
→ 첫볼트 이후 두번째 볼트는 벌려스기로 버티며 줄을 걸 수 있다. 걸고 다시 조금 내려와 왼쪽으로 돌면 오르기 수월하다. 약간의 담력이 요구되나 여렵지 않다. 출발전 종범형님이 후등이 지루하신지 마지막 하나만 달라고 계속 말씀 하셨으나 올피치 선등을 하고 싶어서 내가 오른다.
드름산 정상에서 벨트와 장비를 정리하며 의암호를 본다.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신다. 땀이 많아서 손이 젖기에 물도 마시지 않으며 등반했다.
"형님은 땀이 잘 안나시죠?" 대순형님께 묻는다.
"아주 덥지 않으면 잘 안나지~" 하신다. 부럽다.
나도 팀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리딩자가 되고 싶다.
오늘의 등반은 내가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했다고 생각한다.
무사히 등반을 마친것은 우리팀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감사하다.
※ 7개월간 최소 주 3~4회이상 하루 1시간 30분 ~ 2시간을 운동했다. 암장 회원들과 얘기도 안하고 운동하며 휴식도 없이 비오듯 땀흘리며 운동했다. 불편한 곳들이 아프면 조금 쉬었지만, 아프기 전에 운동하면 바뻐도 꼭 병원가고 운동하고 병원가며 준비했다. 체중은 6~7kg 감량했다. 시즌이 돌아와서 바위에 붙어보니 실망스러울 정도로 실력은 그대로이다. 여전히 길은 안보이고 올라가면 두렵다. 그래도 몇가지 달라진 점들을 적어보겠다.
1. 암벽화를 신고 있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심지어 편하다.
2. 등반 중 발끝으로 서있어도 힘들지 않다. 팔에 펌핑이 오지 않고 금방 풀린다. 딛고 잡고 오래 버틸 수 있게 되었다.
버틸 수 있으니 찾을 수 있고, 찾으니 오를 수 있었다.
3. 감량으로 근육이 줄어서 자세가 부드럽게 나온다. 근육이 줄어든 만큼 기초대사량도 줄어서 음식과 물의 섭취량도 줄었다.
4. 암장에서 운동의 강도를 유지하니 등반시에 힘이 안들었다. 긴장과 두려움을 남는 힘으로 커버 할 수 있었다.
5. 땀이 많이 줄었다.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난 겨울에도 땀 흘린다. 땀이 많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