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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0 19:27

기행둘째날-말귀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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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둘째날 ㅡ2 >: 한덩어리의 염원 마이(말의 귀)산
시골풍경은 어디나 똑같다.


좁은길가로 무질서 한듯이 늘어지게 낮잠자는듯한 누렁소처럼 차들이 늘어서 있고 오랜삶의 흔적을 고스라히 간직한 우리들의 할매 할배가 정류장대합실을 가득메우고 있다. 오늘이 진안장날이라 한다.


마이산으로 가는 시골버스는 외양만큼의 내공으로 길을 어제 그러햇듯이 오늘 지금도 간다. 진안군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10분정도를 한달음에 달려와 넓고 한적한 마이산자락 주차장에 소수의 탐방객들을 내려놓고 뒷모습을 보이며 멀어져간다. 주위는 조용하고 저앞위에 우뚝솟은 하나의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화강암질의 북한산 인수봉과는 뭔가 다른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나중알고 보니 숫마이봉이다. 마이봉을 향해 한발한발 우보천리의 맴으로 옮긴다. 시멘트포장의 초입을 조금지나 길은 나무계단으로 이어진다.


몇몇의 탐방객만이 있을뿐 주위는 조용하고 한적한 풍경을 수놓는다.


올라온만큼 가야할 계단은 짧아지고 줄어든다. 호흡을 길게 가다듬고... 검도수련의 혜택을 맘껏누린다. 드뎌 암봉과 숫봉의 경계지역인지 두봉이 하나되는 연결부인지를 올라선다. 우측에 하나의 봉, 좌측에 또다른 그봉의 짝이 우뚝솟아있다.


암봉을 먼저 올라보려는 숫컷의 본능이 암마이봉으로 이끈다...헐 그런데 낙석등 안전사고 대비 보수공사로 출입통제 현수막이 건방지게 서울서 온탐방객을 당당히 막아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숯봉으로 다가간다....


서로 약속이나 했나....입산 앙돼요 숯봉도 나를 막아선다...허 참....안전대비 공사는 당연하지만 아쉽다. 10월경에 출입가능이라고 현수막은 꿋꿋이 말한다. 매년 그런가보다. 바위의 암질이 뭔가 색다르다.


하나의 덩어리로 구성된것이 아니라 수많은 둥글고 작고 큰돌들이 뭉쳐서 하나의 거대한 암봉을 이루고 있다. 또는 거대한 하나의 암석이 그 수많은 크고작은 돌들을 품고 포용하고 있는듯하다.


문득 생각이 스친다. 수많은 삶의 세파에 찌들리며 깍이고 닿아 둥글둥글해진 크고 작은 힘없는 민초들이 뭉치고 뭉쳐서 거대한 민중의 하나의 공통된 염원덩어리를 만들어낸 듯한 느낌....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은수사와 탑사로 향한다. 길은 아래로 다시 계단의 퍼레이드를 펼친다. 곧 은수사가 모습을 들어내고.. 아주큰 북이 있다.


북채를 3번 치라한다. 근처의 비구니께서 시주를 해도 안해도 상관없다는데...에이 그럴수가 있나...얇은 지갑에서 신록의 복채를 넣고 최대한 크게 두들긴다.


둥~둥~두웅~북소리가 멀리 퍼져나간다.


깊고 은은한 북의 음이 울려퍼져나간다.


오랜된 나무는 4줄기로 자라나 2줄기가 다시 껍질을 벗고 연리지처럼 하나가 된다. 걸음을 탑사로 옮긴다. 처음보는 풍경이다. 작고작은 돌덩이를 쌓고쌓아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 염원의 돌탑이 즐비하게 아래에서 산세에 따라 위로 펼쳐져 있다.


그 맨위쪽에 천지탑이 있다. 하단부에서 원을 그리며 돌아서 점점이 둘레를 줄여 마지막에 첨탑의 가느다란 돌의 정수리가 뻗어 마지막 탑을 완성하고 있다. 이갑룡처사는 왜 쌓았을까...이 많은 탑들을 이 마이산봉우리 아래에...물론 안내도에는 설명되어 있다.


다만 속인은 이해가 되지 않을뿐이다... 탑사를 주욱들러 본뒤 다용도 상점에서 묵과 동동주 한잔으로 허기를 달랜다. 옆자리에 앉은 서울서 온 79세의 한 노옹은 마이산 극찬에 열을 올린다.


"음과 양의 산이요, 암마이봉과 숯마이봉을 일컬어 부부봉이라...음은 음이되 음의 것이 아니고 양의 것이고, 양은 양이되 양의 것이 아닌 음의 것이라...."노옹과 나와의 대화는 썰물과 밀물처럼 다가왔다 멀어지고 멀어졌다 다가간다. 얘기속에서 그상점의 주인아지매는 이갑룡처사의 손주며느리라 한다.


허기와 잠깐의 쉼을 털고 풍광을 눈속에 담으며 다시 왔던곳으로 하산의 발걸음을 옮긴다...초여름의 더위를 뚫고 다녓더만 약간 더위먹은것같아 산내려와서 몸에 신속히 에너지원으로 전환가능한 핫브레이크랑 파워에이드를 혈액속으로 긴급투입한다.


더위속에서 길손의 하루의 끝은 몸의피곤으로 아래로 갈아 앉는다.


마이산에서 진안으로 출발한다. 허기진 배를 이지역의 식당에서 채우고자 시장내 식당에 들른다. 창문에 붙인 매뉴가 먹음직해서 빠가사리탕을 시킨다. 시장통행로에 놓인 테이블에서 또다른 식당내부의 테이블에는 소주를 둘러써고 서너명이 헐컨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지방 소도시의 단면이 고스라히 펼쳐진듯하다. 주문한 식사를 내어주고 얼굴이 자글자글한 할머니자태인 객주의 주모는 어느순간 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기운에 길게 모로 누워 육신의 안식을 취한다. 그것을 보고 허기를 채운다.


식당내의 흑백활동사진속 느낌의 배우들의 연기는 큰 기복없이 계속된다....아마도 저분들은 가파른 인생의 정상을 숨가쁘게 가는 어리석음을 멀리하고 삶의 어느능선쯤 펼쳐진 생의 고원지대에서 세상을 관조하고 삶의 여가를 만끽하는 달인들 일지도 모를일이다....다시 아우가 있는 진주로 향한다. 내몸도 하루의 긴여름해를 따라 밤의 휴식으로 간다.


오늘 땀을 많이 흘렸다.


내일은 또 어디로 바람이 불고 구름은 흘러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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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미영 2014.06.13 00:00
    몇년째 낙석등으로 보수공사중인지 몰르것네요. 저도 진안 마이산을 서너번 갔는데 올라 갈 수 없었어요 ㅋ 그래도 바라보이는 마이산은 정말 신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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