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1월 25~26일 한라산 동계산악훈련 (작성자 -황경철-)

by 박세이 posted Jan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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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서울 산악훈련팀과 합류하게 되어 눈이 내리면 생활은 불편하지만
한 편으로는 눈을 기다리는 감성처럼, 반갑지 않은 소나기로 망친 설경을
설산훈련으로 보상받고 돌아온 등산이였다.

2014년 01월 25~26일 한라산 백록담 비박등산 및 산악훈련
기상이 좋지 않다는 일기예보로 설경의 기대보다는 저녁 비박 걱정을 담고
완도항에서 쾌속선에 몸을 맞겼다...

인천에서 호화유람선으로 제주도에 도착한 산악인들과 관음사안내소에서 첫 인사를 하는 중
소나기를 만났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들은 모두 비와 함께 나뭇가지를 청소하고
설경을 품은 나의 마음까지 깨끗이 씻어내 버렸다.

각자의 체력에 맞게 삼각봉 대피소를 지나 용진각 쉼터에 성관이와 같이 먼저 도착하여
비박 준비를 위해 삽으로 눈을 정리하는 중에 서을팀도 도착하였다.
겨울산에서 비박하는 다양한 방법을 많이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설동이라 해서 눈 속을 파내어 침낭 하나로 비박하고, 눈을 벽돌처럼 만들어
바람을 피할수 있는 벽도 만들고, 사람이 많을때는 수직으로 눈을 파내여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 등
처음보는 신기하기만 하는 광경이였다.

소주와 청국장, 스테이크, 된장, 배추, 동그랑땡, 삼겹살 등으로 소주와 함께 늦은 시간까지
수다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영하 10도의 날씨지만 집보다 더 포근하게 잠들었다.

백록담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에 정상을 향하여 쉽게 볼 수없는 깨끗한 날씨로
백록담도 완벽하게 보이고 새해 첫날 지리산 일출보다도 훨씬 좋은 일출을 사진에 담을수 있었다.
사람을 날아가게 하는 바람의 강도는 그냥 웃지요.

이러한 다양한 새로운 비박을 배우면서도 설경을 볼 수도... 사진에 담을 수도 없는 비물로 인한
깨끗해진 기분을 설득하기는 부족하였으나,
서을 산악인들이 훈련한다고 자일로 로프 빙벽화 등 장비를 갖추고
일반인은 갈 수도 없는 절벽같은 눈덮인 경사를 오르기 시작, 나에게는 아무런 장비가 없어
눈요기만 하다가 참을수 없이 오르고 싶은 충동에 성관이와 상의하여
난 스틱과 아이젠만 착용하고 무작정 올랐다.

앞만 보고 무작정 올라갔더니 어느새 산악인들을 만났고 (산악인들도 놀라는 눈치),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니 그 급경사에 하산이 두려워 졌다. 후회한 들 돌리킬수 없다.
무작정 같이 정상까지 올랐다.

정상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은 그 곳의 광경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하얀 눈 한 가지로만 만들었다고는
믿을수 없는 광경이였다. 미인을 얻기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나?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한 결과! 용기보다 값진 광경을 보고,
먼저 가신 산악인들에게 소주 한 잔과 묵념을 바치고 우리의 훈련은 계속 되었으나
나에게는 훈련이라기 보다는 눈 밭에 뛰어다니는 강아지 같은 모습으로 즐기기만 하고 내려왔다.

이 훈련으로 200% 기분 보상 받고 힐링과 함께 그 날 밤 완도항에서 바로 오산으로 출발하였다.
출근하는 월요일 지금 이 순간 피로도는 극에 다달았다.
이 피로까지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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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이 2014.01.28 18:31
    이번에 함께한 여수산악 김성관 님 지인입니다
    저와는 지리산 일출 산행 때 함께하여 이번이 두번째 산행인 분인데 
    본인 카스에 올린 후기가 괜찮아서 동의 하에 산악회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 ?
    노현호 2014.01.28 19:38
    아하!!! 그랬구먼...기왕이면 세이의 후기도 읽고 싶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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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화 2014.01.29 10:58

    흠~!  여러모로 고마웠다고 문자로 전해라~ 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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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2014.01.29 11:11
    스틱과 아이젠만 가지고 오른 그 용기에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