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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0 23:47

기행여섯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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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여섯째날>:서에서 동으로 기차는 구비구비 달리고..

순천의 낯선새벽은 어느 소도시와 같게 상인들의 날랜 움직임과 역앞 줄지어선 객을 기다리는 간절한 택시의 대기상태...로 하루가 시작된다. 몽쉘통통과 딸기우유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순천발 포항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간밤에 잠을 설친 탓에 그 누적된 여파가 밀려온다. 잠이 쏟아진다.


정신없이 축늘어져 졸다보니 기차가 길을 따라 강을 건너고, 터널로 산을 넘고 지역의 경계를 넘고넘어 많은 역들을 지나고 지나서 어느듯 창원역이다. 산과 물을 지나면서 구성진 해학이 섞인 말씨와 억양과 사투리는 서서히 투박함과 수분이 빠진듯한 거친질감으로 바뀐다.


물과 땅과 산이 그렇게 만드는것인가....지형적으로 산이 가까우면 투박한 맛이, 물과 땅에 가까우면 기름지고 찰진 질박한 맛이 묻어남은 이땅, 곳곳에서 보여준다. 그래서 인걸은 지령 이라했던가....오늘 비예보가 있던가 하늘이 하얀 물감으로 칠해져 있다. 순천을 떠날때 간간히 앉은자리는 이제 출연인물들도 바뀌고 다양한 인간군상들로 채워져 있다.


건너편 좌측 뒤에 익숙한 자세로 다리를 길게 창과 의자틈새에 걸치고 머리숙여 이른시간의 고단함을 연기하던 여학생인듯한 이도 이미 퇴장하고, 대각선의 짧은스커트의 학생도 새로운 무대출연을 위해 가버렸다. 앞으로 3시간정도 더 이 달리는 무대에서 나그네는 졸거나 창밖의 산과들을 망연히 지켜보거나 아님 고상한척 여행자의 후즐거래한 베낭에서 고독에 관한 책을 꺼내 정신의 식사를 하는 연기를 자연스레 펼쳘것이다...


편식이 몸에 좋지않듯이 하나의 연기만을 단색으로 펼치면 3류배우밖에 되질않아...난 1류를 추구하는 음 준비하는 3류~~ 아니 1류지망생...달리는 열차에서 간단한 생리욕구를 해소하는 것은 주의를 요한다.


덜컹거리고 철로를 따라 선회하는 리듬을 무시하고 버티면 아차하는 순간 수해를 입을수 있다. 긴장하지않고 무게중심을 낮추고 균육의 리듬을 타야한다.


낙동강이 기차와 나란히 기차의속도로 달린다. 그런데 아래로 달리는지 위로 달리는지 알수없지만 길게길게 없어지지 않는 궤적을 그리며 달린다. 그러다 조금씩 멀어진다. 또 만나겠지 평행으로 달리다 멀어졌다 다시 평행으로 그러다 격정적으로 교차를 할것이다.


많은것을 가르치는 대목이고 자연의 파노라마이다. 곧 이열차 구포에 도착한다...구포 구포라...이곳에도 젊은 푸른 흔적이 아로 새겨져 있다.


그 시퍼런 시절 해병대 후반기 교육 지뢰탐지병의 9주간의 주특기교육....


88올림픽이 열리던 그해 그여름과 가을의 틈새에 입대후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던 민간인의 복장에 꼰봉을 메고...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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