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베르트 등반

by 장대순 posted Nov 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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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베르트
7월23일 본대 도착후 적응등반..
얼마전 도착한 본대의 합류로 캠핑장이 무척 복잡해 졌다.
경수형님,대운형님,회장님,등반대장님,세이 이렇게 다섯명이 샤모니 메르디 글라스
캠핑장에 도착해 각자의 텐트를 치고 이어 국내에서 가져온 밑반찬들로 매일아침은
한식으로 먹을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8명이 매 끼니 식사를 준비하고 먹는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는 세이는 언제나 고마운 존재가
되었고 나와 승민형은 어떻게 일정을 짜야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날씨 역시 도와주지 않아 계속되는 비로 등반은 미루어져만 가고 할수없이 우비입고
여기저기 트레킹들을 떠난다.
오늘은 모처럼 날씨가 좋다고 하여 모두 쁘띠베르트로 설상적응훈련을 가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지만 8시 첫차에 탈쯤 누구는 뭘 두고오고 누구는 또 뭘{FILE:6}두고오고
왔다갔다 정신들이 없다. 그러는 바람에 첫 버스는 그냥 보내고 두번째 버스로 이동한다.
아마도 설산등반의 기본 장비 챙기는 것이 몸에 익숙하지 않아서리라..또한 전날 작은배낭에
모든 장비를 꾸려 놓았더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으리라..
다행히 이번코스는 지난번 나와 승민형이 한번 가본곳이고 또 어렵지 않고 시간또한
많이 걸리지 않는 코스이기에 조급함은 없다.
케이블카 내려서(3200m) 장비착용하고 조를 나눈다. 나와 기영한조, 종범형과 세이영직형한조,
승면형과 경수형 대운형님 한조 이렇게 세조로 나누어서 등반하기로 한다.
나와 기영이 먼저 약간 우측으로 출발하여 팀사진 찍을 예정이고 나머진 직상루트로 출발한다.
아마도 몹시 낯설고 신기하고 기분이 들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와 기영은 희희낙락하며
등반하는 우리팀들을 지켜보며 오른다. 모두들 콘디션은 좋은듯 하다. 여기 높이 정도는
고소가 오기에 조금 낮은 높이라 나도 긴장하지 않고 오른다. 헌데 벌써부터 고개를
푹숙이고 쉬는 회원들이 보인다. 지난번 왔을땐 얼지 않았던 구간이 이번엔 얼어버려서
약20m정도 빙벽을 해야 했다. 이곳이 지체구간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곳 루트는 매우
초보적인 루트라 등반을 해보지 않았던 이들도 가이드를 동원하여 오기 때문에 등반인원이
무척 많고 그들은 처음 해보는 빙벽등반과 크라이밍 다운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쯤 오르면 이제 암릉릿지 코스인데 아이젠을 신고 암설벽 릿지를 해보지 않은 우리 회원들도
아이젠 때문에 무척 어설픈 등반을 할수밖에 없다. 난 뒷처지는 세이조을 위하여 중간에서
다운하기로 하고 하강포인트 잡고 줄을 내리고 다운했다. 그날은 먼저 날보다 더 많은 등반객들로
중간중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고 정상까지 갔다가 오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늦을것 같아 몇몇 회원들과 하강하기로 했다. 내가 먼저 내려가서 뒷사람 봐주고
승민형은 윗사람 봐주고 하며... 두번째 하강은 기영--- 헌데 오버행 턱에서 거꾸로 매달려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바보같이.. 내가 줄을 잡고 있어 안전하긴 하나 기영은 몹시 당황해
했고 아주 자존심 상한 기분으로 얼마뒤 내옆으로 내려온다.. 나한테 그런 턱진 오버행에
하강포인트를 설치하면 어떻하냐며...아마도 많은 기다려던 다른나라 등반객들도 웃고하며
이광경을 지켜보았으리라..ㅎㅎㅎ
경수형님 대운형님도 다운하고 승민형은 그냥 크라이밍 다운한단다..어쩔수 없이 외줄로
바위에 슬링걸고 왔기 때문에 회수하려면 다운밖에 방법이 없다.
눈이 녹았지만 균형만 잘 잡으렴 뭐 그리 어렵지 않게 다운할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집중을
안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영이가 비명을 지른다. 뭐야? 하며 위를 쳐다보니 승민형이 아래를
향해 대굴대굴 굴러 떨어지고 있다..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곳이라 속도가 붙으니 피켓으로 정지도
안되나 보다. 모두다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난 서둘러 줄을 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뭐 우리위치를
지나치고 추락한다 해도 죽지는 않을 코스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추락길이를 줄이기 위해...
너무 빨리 떨어져 내가 줄을 당기고 뭐 이런 정신도 없을 정도에 다행히 우리위 몇미터 위에서
멈춘다. 기영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리고 온몸은 떨고 있다.. 승민형은 어색한 표정으로 우리
옆으론 와선 몹시 부끄러운 표정이다. 다행히 아무곳도 다치지 않았다.. 눈이 정말 푹신푹신
했기 때문인데 만약 빙벽에 딱딱한 곳이었다면 어딘가 부러졌으리라..
모두다 안심의 담배 한개피 피고 다운한다. 우리가 배려해 주려던 세이는 하강하지 않고 영직성과
종범성과 같이 정상으로 가버렸다. 우린 뭐지??/
중간쯤 내려와 윗팀들 기다리며 간식먹고 안개 자욱해진 곳을 나와 기영이 먼저 하산하고
나머진 좀더 기다리다 케이블카 역으로 왔는데 그 시간이 두시간도 더 되었다.
진짜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오늘 그곳을 찾은 모든 등반객들 중에 맨 마지막으로 하산한 우리팀..
멀리 보고 있자니 안스럽다. 내려오다 쉬고 내려오다 쉬고.. 뭐 이러다
세이는 거의 초죽음 상태로 도착했는데 이 정도 코스에서 저정도 체력이 떨어지면 어찌할꼬
고민이다..아여튼 모두 안전하게 케이블카 타고 내려와 캠프장에 도착해서 매일 이어지는
고기와 야채 그리고 와인으로 오늘등반을 안주삼아 떠들고 이야기 하며 샤모니에서의 또
하루를 보낸다. 담은 에귀디 미디 등반이다.
{FILE:1}종범성 세이 영직형
{FILE:2}우리팀들
{FILE:3}
{FILE:4}
{FILE:5}
{FILE:6}
{FILE: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