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6/8] 설악산 울산바위 등반보고

by 이정현 posted Jun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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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반일 : 2014.6.6(금)~6/8(일)


- 등반지 : 설악산 울산바위 인클주니어, 하나되는길


- 참석자 : 인클주니어(송명주,이정현), 하나되는길(오승룡,손기영,송명주,이정현)


첫날(인클주니어)


새벽2시에 명주와 하남시 모처에서 만나 짐을 한차에 싣고 어둠을 가르며 설악산으로 쏜살같이 달린다.
비너스길을 가자고 명주한테 연락이 와서 흔쾌히 동의는 했는데 사실 겁이 좀 난다.
처음 가보는 길이고 다들 니 실력으로는 어렵다고들 해싸서 가서 개고생하면 어쩌지하는 염려가...


그래도 울산바위 하면 다들 비너스 비너스 하니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한번은 봐줘야할 것 같아
마침 시간도 났고 명주가 줄을 깔아주겠다고 하니 도전해보기로 했다.


5시반쯤 설악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워킹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띈다. 부지런도하다.
새벽 설악의 공기가 가슴을 뻥 뚤어준다.
입구에 있는 반달곰 동상 곰돌이와 눈한번 마주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흔들바위를 지나 지금은 철거하고 없지만 옛날 철계단길로 올라가니 울산바위 오른쪽면에 비너스 길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이래 많나~~!
다른 길은 텅 비어 있는데 비너스길에만 벌써 15명이나 대기중 이다.
과연 비너스의 명성이 대단하구나 싶다.
마음을 가다듬고 기다려본다.


그런데 맨앞팀 등반하는 모양새를 보니 기운이 빠진다.
맨앞팀은 4명이 한팀인데 선등자가 3번째 등반자가 도착하면 그다음 피치로 바로 출발을 해야하는데
4번째 등반자가 도착할때까지 기다리고 사진찍어 주고 말구가 도착해서도 금방 출발을 안하고
한참 이바구를 하고 다음 피치 선등을 나선다.


맨 앞팀 등반하는 걸 보니 기다려도 오늘 내로는 가망이 없어 보여 다른 길을 물색해본다.
그런데 비너스길 오른쪽으로 쉽게 보이는 길이 눈에 띈다.(인클주니어)
아쉽지만 쉬운길이라도 등반을 하여 등반허기를 달래기로 한다.
명주는 못내 아쉬운 눈치. 그러나 명주도 어쩔 수 없다고 판단을 하였는지 내 제안에 동의를 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우리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명주가 선등을 나섰는데 2피치 부터는 힘들어한다. 4피치에서는 괜히 왔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밑에서 보니 벽이 누워있었는데 막상 붙어보니 벽이 바짝서있고 오버 구간도 두군데나 있다.


등반 끝나고 나중에 인터넷으로 루트를 검색해보니 난이도가 11.b, 11.d 최고난이도가 12.a라고 했다.
12.a는 머리털나고 처음 등반을 해본다.
고도감도 상당하고 레이백에 뻥홀드에 완력도 상당히 필요하여 한피치 끝나고 나면 거의 방전상태.


6피치 마지막은 정말 쉬워보인다. 홀드도 많고 중간에 볼트도 있고...마지막 피치 선등을 서보라고 명주가 권한다.
그럴까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바위 모양에 두번 속기싫어 꼬리를 내리고...
역시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피치도 만만치 않다. 명주가 끝까지 고생.


마지막 피치 정상에 가보니 그렇게 만져보고 싶던 비너스 다리가 보인다. 인클 정상에서 비너스 길과 합류가 된다.비너스 다리를 만지며 등반의 피로를 풀고 마치 비너스길 갔다온것 처럼 인증샷을 한번 날려준다.ㅋㅋ


인클주니어는 등반은 어렵지만 매 피치마다 저마다 특색이 있고 다양한 동작이 나와 재미있는 루트인것 같다.비너스길 등반은 못해봤지만 비너스길 보다 더 재미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나중에 기회되면 다들 한번 해보시길~^^


하산을 하여 흔들바위 밑 가게에서 승룡과 기영을 만나 오늘의 무용담을 안주삼아 맛있게 한잔 먹고 첫날을 마무리.


둘째날(하나되는길).


가게에서 비박을 하니 어프로치에 여유가 있어 좋다.
30분 정도 어프로치 하여 지옥문을 지나 하나되는길 루트에 도착.
1피치 선등을 설려니 출발지점에 볼트도 없고 어제 등반에 기가 죽었는지 캠을 칠만한 곳까지 아득하게만 느껴지고 겁이난다. 깨깨깽~ 승룡에게 선등을 물려주고 말없이 대기한다.
1피치, 2피치는 아주 어렵지는 않은데 고도감이 있고 중간에 두어군데 힘도 좀 써야하고 여튼 재미있는 곳이다. 기영씨가 2피치에서 팬들럼을 먹는다. 멍이 좀 들었을텐데... 하지만 전의를 불태우는게 좋아보인다.


3피치는 쉬운것같아 선등을 한번서고 5미터 짧게 하강하니 돌잔치 길과 만난다.
앞팀이 있어 우리는 오른쪽으로 우회하기로 한다.
한참을 걸어올라가니 침니가 나오고 거기서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장관이다.
3면이 온통 거대 바위다. 그야말로 바위 천지다.
기괴한 바위 모양에 잠시 정신을 팔고 기운 좀 차리고 다시 등반.


침니 등반은 제법 완력을 필요로 한다. 기영씨가 꽤나 힘들었나 보다.
명주가 엉덩이를 빨리 받쳐줬어야 하는데 머뭇하다가 혼났다.ㅋㅋ
침니를 올라가니 다시 돌잔치 길과 만난다. 앞에 등반팀들이 더 많아졌다.
기다릴 수 없어 걍 하강. 옛날 철계단길로 하여 울산바위 전망대에서 기념 사진 찍고 하산.


C지구 야영장에 와서 맛있는 동해안 안주에...마가목주가 찌릿하다.


새벽에 비가 왔고 다음날도 비가온다고 하여 아침에 상경.


이틀간 재미난 등반이었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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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화 2014.06.11 14:00

    와 ~ 알찬 등반이었네~!!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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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기영 2014.06.13 17:13

    역시 정현형의 투지는 아무도 못말린다는.. 명주형 왈 "제는 지가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막 간다고.." ㅎㅎ  이번 등반에서 명주형의 명언이 있었다. 빌라길 같이 가자는 승룡의 제안에그가 던진 한마디. 정현형을 그윽히 바라보며.."제 한번 데리고 가봐라.." 그 한마디엔 그날 하루 인클에서의 그들의 모든 행적과 상황이 담겨져 있었으니..ㅋㅋㅋ 무튼, 산행 즐거웠습니다. 명주형 처음 같이 줄묶었는데..여러가지로 고마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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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화 2014.06.17 13:31
    정현씨 투지는 정말 대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