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7~8 인수봉 산행보고

by 이정현 posted Sep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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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반지 :
  - 9/7(토) :  비둘기길, 하늘길(1피치)   [야영]
  - 9/8(일) : 구조대길(6피치)-고독길-인수정상


* 참석자 : 박종범, 이정현, 양미정, 한영직, 장일경



우이동에서 종범형과 만나 먹거리를 준비하고 산으로 향한다.날씨가 가을답게 쾌청하다.


야영장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등반준비를 하여 비둘기길로 향한다. 인수 대슬랩에 도착하니 헬기가 뜨고 야단법석이다.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들으니 긴장이 된다. 비둘기길이 쉬운 길이라고는 하지만 처음 가보는 길이고 선등이어서 겁도 난다. 안전등반을 다시한번 다짐해본다.


비둘기길은 3피치로 난이도는 5.8, 5.9 정도 되겠다. 2피치 인공구간도 볼트가 손을 뻗으면 그냥 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어서 별반 어렵지 않다.


좌우로 시야가 탁트여 있어서 등반중에 보이는 경치가 좋고 고도감이 상당하여 재미있는 등반이다.
맞은편 백운대에 관중들이 많아 추락하면 쪽팔릴것 같아 추락 안할라고 조심 조심 간다.^^


비둘기길처럼 경치 구경하며 슬슬 등반하는 코스가 인수,선인에서 얼마나 될까?아니면 실력을 키우면 다른 코스들도 이렇게 즐겁게 등반할 수 있을까? 인수정상에서 막걸리 한잔을 나누고 하강 한다. 막걸리 맛이 꿀맛이다.


오늘의 두번째 코스 하늘길.(선등자가 너무 힘들어해서 1피치만 등반함^^)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인수봉 남면이 이래 인기가 있는줄은 몰랐다.
기다리는 중간에 바로옆에 있는 꾸러기들의합창에 줄을 걸어본다. 1피치 하드프리 코스인데 만만치 않다. 첫볼트가 멀고 발홀드가 없어서 첫볼트 거는데 엄청 후달린다. 장난아니게 어렵다. 퀵도를 잡고 텐션받고 올라가 간신히 줄을 건다. 종범형은 톱로핑으로 등반하고...얄미운.

드뎌 하늘길. 종범형이 줄을 건다. 첫볼트에서 두번째 볼트 사이가 크럭스다. 보통은 첫볼트와 두번째 볼트 사이에 캠을 하나 치고 가는데 그 캠이 터지면 테라스에 발을 다친다. 선등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곳이다. 종범형도 그 부담때문인지 첫볼트에서 텐션 받고 캠을 두개나 치고 올라간다. 안전제일!
하늘길 1피치는 홀드가 좋아 완력만 있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막상 붙어보니 왜 사람들이 하늘길 하늘길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것 같다. 담엔 2피치까지 선등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등반 마치고 야영장에 도착하여 오리 고기에 한잔하고 있으니 양미정 누님과 영직이가 도착한다. 맛있는 것을 잔뜩 가져왔다^^ 더군다나 술은 다 못먹을 정도로...무겁지도 않나.. 많이도 가져왔다.땡큐 쏘 마취~!
그렇게 4명이서 한잔하면서 기분좋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불청객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종범형이 한참 통화를 하더니 도선사 주차장으로 마중가야 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올라오는 사람이 많이 취해서 마중가야 한다고...
대체 누가 오길래 혼자 올라오지 마중까지 가야하나...
그런데 헐~! 일경이 형이다.
우이동 근처에서 모임이 있어 한잔 먹었는데 산에서 자고 싶다고 그 밤중에 산에 올라온단다.
감동이다. 진정한 산악인의 모습이다. 집보다 산이 더 편한...
한편으론 이해가 안된다. 나같으면 힘들어서 그냥 집에 갔을텐데...


암튼, 그렇게 일경형을 맞이하고 우리 5명은 모여 또 한잔 먹고 결국 남을것 같던 술은 다 빈병이 되고...zzz...

일요일 아침. 다들 늦게 일어났는데 어느 한사람 등반가자고 얘기를 안한다.옆 팀들은 모두 출발했는데 우리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남는게 시간이니까.

오늘의 등반지는 구조대길.
처음으로 가본다. 1,2,5,6 피치는 종범형 선등. 3,4 피치는 내가 선등.
1피치는 슬랩. 약간 까리하면서도 크게 어렵지 않은 재미있는 곳.
2피치는 내가 먼저 선등에 도전. 그러나 볼트 달랑 두개 걸고 걍 하강. 어렵다.
종범형이 선등에 도전. 역시~ 등반대장은 달라도 달르다. 진짜 어려운 슬랩인데 몇번 망설이더니 추락없이 올라간다. 슬랩의 달인이다. 3피치는 완전 노가다길. 4피치는 밑에서 보니까 쉽게 보여서 앞장 섰는데 막상 올라가서 보니 괜히 왔다 싶다. 잡을꺼라곤 아무리 눈씻고 찾아도 없고 밋밋하다. 원효릿지 말바위 타듯이 양손으로 옆을 누르면서 올라가야 한다. 아까처럼 여기서 다시 하강할 수 없다. 나도 존심이 있지. 발 끝에 힘 빡주고 한스텝 한스텝 올라가본다. 중간에 추락먹을 뻔하기도 하면서...
5피치,6피치는 아기자기한 어렵지 않은 코스.
구조대길은 아직 더 피치가 남았는데 다들 스테미너가 딸려 고독길로 방향 전환. 고독길로 세개 피치 올라서 인수정상에 오른다. 인수 정상에는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어제보다 사람들이 10배는 더 많은것 같다. 하강길에 줄줄이 사람들이 대기중이다.

그렇게 하강해서 야영장에 도착하니 5시. 우리는 남은 고기와 라면으로 맛있게 허기진 배를 달래고 하강한다. 뒷풀이는 차도 있고 시간도 늦고 어제 밤에 많이들 먹어 생략하기로 한다.


어제 오늘 등반에 푹 빠져서 오는 가을을 그렇게 맞았다. 처음 가보는 길들이어서 그런지 등반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다운 님들과 재밌는 얘기를 많이 나누어서 행복했다.

다들 수고하셨고요...모두들 감사해요. 일경 형님~~ 담엔 오밤중에 그래 오기 없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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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범 2013.09.10 14:05

    산에서 자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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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현호 2013.09.10 23:36
    ㅎㅎ 재미있는 등반이었군요.. 야영장의 가을밤, 쓰러져가는 술병들, 풀벌레 소리.. 눈에 아른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