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일자 : 2012년 7월 29일
등반 루트 : 취나드B
등반 방식 : 멀티피치 등반
등반 인원 : 권호섭, 한승민, 원정화, 강경수, 이대운, 박세이, 신광수[선등]
그간 등반을 조금씩 배워 가며 멀티 피치 자연암 선등을 꿈꿔 왔다.
지난 겨울부터 실내 암장 운동을 병행하고 준비 하며 형들의 격려와 도움속에 차근 차근
준비를 해왔다.
설악 하계 캠프전에 나를 시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첫 선등 일정을 잡았다.
루트는 인수에서 무난하다는 취나드B 결행 날짜는 7월 29일.. 열심히 준비 해왔으니 할수
있다는 괜한 자신감이 생겼다.
토요일 크로니길을 등반하며 중간 중간에서 구간 선등을 서려고 했었다.
장비 챙기고 야영장을 출발하는 순간 팔에 벌을 탁 쏘였다. 자그마한벌 흠.. 그리 아프지 않다.
벌에는 어려서 부터 마니 쏘여 봐서 무시하고 크로니 시작 포인트로 출발..
어프로치중 얼굴과 귀가 가렵기 시작했다. 겨드랑이도 가렵고.. 등도 가렵고 머가 이상하다.
눈주위와 이마가 붓는 느낌과 참을수 없는 가려움.. 벌독 알레르기... 참을수 없는 가려움과 붓기에
등반을 포기하고 야영장으로 복귀 했다.
야영장에 누워 몸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을 했다. 빨리 회복해야 한다.
크로니를 재밌게 등반한 형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내일 등반 준비를 위해 일찍 잤다.
알람에 잠을 깨니 아직도 붓기는 가시지를 않았으나 몸은 상쾌하니 컨디션은 좋다.
아침 밥을 해먹는 중에 경수형님과 대운형님이 야영장으로 오시고 뜻밖에 원누님과 승민형님이 오셨다.
저의 첫 선등이 불안해서 인지 승민형이 새벽같이 올라 오셨다.
"천군만마"
이런때를 위해 있는 말이다. 그간 등반의 멘토이자 모자란 나를 항상 이끌어 주는 승민형이 오셨다.
불안감에 벌렁이던 심장이 차분해 진다.
야영장에서 확신이 들었다. "그래 할수있어"
장비를 챙기고 인수 대슬랩 취나드B 출발점으로 향했다.
출발점에서 천천히 장비를 챙겼다. 승민형이 밑에서 봐주기만 하신다더니 세컨을 봐주시기로 한다.
형의 몸이 요즘 안좋아 걱정이 되면서도 속으로는
"형님 감사합니다. 오늘 멋지게 등반 할께요"라는 다짐을 한다.
긴장되고 떨릴줄 알았는데 이상하리 만치 침착해 진다.
캠칠곳을 밑에서 승민형이 코치를 해주며 발디딤을 항상 주의깊게 보고 등반하라는 당부를 한다.
암벽화 질끈 동여매고 손에 쵸크를 바른후 1피치 출발
"출발"
발홀드가 좋다. 크랙에 손을 넣으며 출발 한후 몇스텝을 올라 붙어 발이 좋은곳에서 첫캠을 설치한다.
발홀드를 조심히 보고 디디며 크랙을 통과하여 슬랩을 통과 1피치 쌍볼트에 확보를 한다.
"완료"
완료후에 보니 슬랩 중간에 볼트 하나를 못보고 그냥 올라 붙었다.
2조로 나누어 호섭형이 선등 출발을 하여 위로 올라 오신다.
완력 파워 등반 위에서 보니 역시나 금새 오르셔서 "너 왜 볼트 하나 빼먹었어.. 주의해.. 잘하고 있어"
꾸지람과 격려를 해주신다.
승민형의 등반 역시 깔끔하다. 훔쳐 올수 있다면 훔쳐오고 싶은 것중 하나가 승민형의 발디딤과 밸런스이다.
승민형 완료후 2피치 출발을 위해 등반 루트를 살핀다.
우형크랙이 멋지게 가로로 펼쳐져 있는 등반선이다.
크랙에 손이 안들어 가는 곳이긴하나 발홀드가 좋으니 슬랩성으로 가라고 형들이 조언을 해주신다.
2피치 "출발"
크랙에는 손이 안들어간다. 의외로 발홀드가 좋다. 특히 수유 암장에서 승민형에게 훈련받은 삼지점이동 엄지발가락 눌러 딛기 훈련 덕분인지 생각외로 쉽다.
온몸의 신경과 눈은 등반선 앞으로만 쏠린다. 새벽같이 붙어서 인지 등반팀도 거의 없다. 운무에 살짝가려져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등반을 진행한다.
2피치 "완료"
호섭성과 승민성이 바로 따라 붙었다. 쌍볼트에서 3피치 등반선중 주의할곳을 승민형이 꼼꼼히 챙겨 주신다.
3피치 "출발"
밴드를 따라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한후 크랙을 타고 오른다. 중간 중간에 캠을 설치하며 확보를 하며 오른다. 승민형이 캠 설치 지점까지 조언을 해주신다. 크랙라인이 길어서 주눅이 들었는지 살짝 긴장을 해서인지 적절한 캠을 찾기가 어려워 버벅 댄다. 쵸크를 묻히며 등반선을 다시본다.
승민형이 세컨을 봐주시니 긴장이 다시 풀리며 등반을 진행을 한다. 홀드에 집중을 해서인지 3피치 종료지점 쌍볼트가 안보인다. 왼쪽 크랙 넘어가면 보이겠지 하고 진행을 하는데
승민형이 "쌍볼트 없니?" 등반선을 보니 저위까지 가면 피치가 너무 길다. 왼쪽 오른쪽을 둘러보니 쌍볼트를 지나서 5미터쯤 올라왔다. 이런 실수를...
클라이밍 다운하는데 자일 텐션이 느껴진다. 자일을 통해 느끼지는 승민형의 긴장한 맘이 전해진다. 신기하다.
쌍볼트에 확보를 한다. "완료"
멍청하긴 스스로 자책을 한다. 승민형과 호섭형이 올라와서 주위를 더 잘 살피며 오르라는 조언과 잘하고 있어라는 격려를 해주신다.
4피치 "출발"
크랙을 따라 쭈욱 오르며 스태밍과 레이백동작으로 중간턱까지 올라 취나드B 동굴에서 잠시 쉰다. 자일 유통과 확보를 위한 시스템 설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인지 줄이 뻑뻑하다. 동굴을 침니등반으로 오르다보니 좁다!
"밖으로 나와서 나가" 위쪽을 보니 핸드홀드가 아주 좋다. 밖으로 나가 붙으며 오른다.
동굴턱을 넘어서니 쌍크랙이 멋지게 펼쳐져 있다. 양손 째밍을 하며 오른다. "완료"
확보물 설치시에 줄이 너무 많이 꺽여 자일 유통이 잘 안된다. 실수다! 중간중간 승민형이 수정을 해주시며 오른다.
승민형 완료후 5피치를 바라다 본다.
"광수야 마지막 피치다 긴장 풀지 말고 발 잘보고.. 잘하고 있어"
5피치 "출발"
레이백 크랙이 좋아 천천히 발 딛기 신경을 쓰며 오른다. "완료"
귀바위 테라스 확보점에서 승민형을 확보 본다. 오봉능선과 선인봉.. 북한산 자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멋지다!!!
승민형이 5피치를 종료한다. "수고했다 광수야 잘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원누님이 다음 순번으로 5피치 종료를 하며 "축하해요 광수씨" 축하해주신다.
호섭성 5피치 종료 하며 "수고했어 잘했어!!"
세이씨는 5피치를 종료하며 울먹이며 "저밑에서 엉엉 울었어요.. 인수봉 다시는 안올꺼에요!!"
대운형님 "와 광수씨 멋져 수고했어!"
경수형님 "고생했어요. 축하해"
성공적인 등반이 되면 마지막 확보점에서 등반팀 전원을 모두 빌레이 보며 다 올리려는 다짐을 하고 올라왔다.
모두다 빌레이를 보며 경수 형님을 마지막으로 종료!!!
모두 확보한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과 뿌듯함이 밀려온다. ㅎㅎ
7시30분에 등반을 시작하여 12시 30분에 귀바위 테라스에 올랐으니 등반이 그리 느리지는 않은 편인것 같다.
두번째 서보는 귀바위 테라스!!! 멋지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등반에 대한 담소를 나누며 벽에서 바람을 느낀다.
귀바위 테라스에서 보니 작년 6월 5일 인수봉 첫등반을 했던 우정A 루트가 보인다.
수직크랙에서 한시간을 대롱 대롱 매달려 개거품을 물고 등반했던 때가 잠시 생각난다.
ㅎㅎ 그간 등반에 대한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가슴이 뿌듯하다.
간식을 먹은후 하강 준비를 한후 조심스레 하강을 한다. 형들의 하강 시스템 설치에 따라 순차적인 하강..
하강은 의대길 루트쪽으로 한다. 의대길 참 멋진 라인이다.
60자 줄묶어 두번 하강을 하여 오아시스에서 잠시 모였다가. 다시 60자 줄묶어 두번 하강
출발점에 복귀하여 자일 정리하고 출발점에 가니 형들과 누나들이 "고생했어.. 축하해!!" 박수까지 쳐주신다.
ㅎㅎ 고개를 꾸벅이며 "감사합니다." 저의 첫 선등을 모두 기뻐해주고 격려해주신다..ㅎㅎ
휴~~ 드디어 등반 종료
야영장에서 짐을 꾸리고 우이동으로 가서 치킨과 맥주로 담소를 나눈다.
첫 선등 기념으로 치맥을 쏠라고 했는데 대운형이 축하 한다며 계산을 하셨다.. 이런..ㅎㅎ
집에 도착해 장비 정리를 하고 장비 닦고 샤워한 후에 책상에 앉아 콜라 한잔을 하며 잠시
상념에 빠진다.
범굴암 하드프리 암장에서 첫볼트도 오르지 못했던.. 기억
간현 암장 피치 등반에서 첫피치 중간 확보점에서 2피치를 오르지 못해서 쌍볼트에서 형들 하강을 기다리며 혼자 앉아서 기다렸던 기억...
11월 첫 빙벽 등반을 배우며 머 이런 운동이 다있을까...
등반이 늘지 않고 너무 힘들어 그냥 다시 트레킹이나 할까? 하며 암벽 등반을 그만 하려고 했었던 적도 있었다.
지난 겨울 형들의 격려와 조언에 암장을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을 했다.
암장에서 운동하며 꾸준히 선등에 대한 꿈을 키우며 나름 열심히 했었다.
앞으로도 조그마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천천히.. 하지만 열정을 담아 가야 겠다.
작년부터 이곳 저곳 등반지를 데리고 다니며 가르쳐 주시고 그간 꼼꼼히 항상 챙겨주며 꾸준히 코치해
주신 다오름 형 누나들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저 인수봉 취나드B 첫 선등을 했습니다.
"승민성" 그간 항상 꼼꼼히 챙겨 주시며 오늘 세컨까지 봐주시며 꼼꼼히 챙겨 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오늘 등반 형님 덕분에 잘 되었습니다. ㅎㅎ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할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암벽등반...
이제부터 새로이 달라지는 광수 시즌2 등반을 차근차근 준비하며 진행을 해야 겠다.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천천히 하지만 열정적으로 붙어 봐야겠다.
ㅎㅎ 저의 올여름과 내년 등반 목표입니다.
하계 캠프 장군봉 기존길 등반
겨울 토왕성 빙폭 하단, 중단 등반
내년 하계캠프 장군봉 기존길 올피치 선등
내년 겨울 토왕성 빙폭 완등
여름 하계캠프 설악에서 뵙겠습니다.
항상 안등! 즐등! 하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