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행기-3>
6.장군봉을 오르다-1
1달전 중청에서 희운각을 거쳐 천불동계곡으로, 비선대로 내려오면서 적벽을 바라
보았다. 까많게 조그마한 바위꾼들이 붙어서 올라간다.
허매 저곳을 어캐 올라간댜~~
그 때는 장군봉이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뵈었다. 죄송합니다 다람~쥐
급사면의 산길을 올라 장군봉 하단에 어프로치를 한다. 시각이 7시를 지나고 있다.
벌써 3명으로 구성된 한팀이 붙어 올라가고 있다. 휴식대기 시간을 갖는다.
하루종일 걸릴 것 같지는 않은데,,,,,첫피치가 길다. 건데 중간 확보물이 보이지가 않는다. 대체 어디 있는겨......
육백만불의 사나이의 눈으로 보니 조그마하게 보인다.
아래에서 쳐다보는 장군의 기존길 몸매는 장군의 위용에 걸맞게 다소 가파른 슬랩
으로 시작하여 크랙과 직등으로 그리고 침니 크랙 직등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근육질의 다부진 남성미로서 장군님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북한산의 인수봉에 비해 좀더 다이나믹한 선을 그리고 있지만 그리 몰인정하고 위
압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수많은 바위꾼들에게 길을 내주다 맨들맨들해진 인수봉
의 몸매에 비해 바다에 접한 설악의 바람과 안개 비등의 환경으로 빚어진 자연산의 거친듯한 살결이다.
드디어 출발~~~ 장군봉 정상을 향하여................
....................................................................................................
<선등의 고독>
대순이 선등을 선다. 가볍게 사뿐사뿐 오른다. 다음 원누님이 뒤를 따른다.
장군봉 등반인원은 3명이 유경험자, 나머지 5명이 초등자이며, 등반력을 계속 쌓아가야 하는 길위에 있다. 그 5명을 이끌고 적지않은 8명이 한팀이 되어 등반한다는 것은 초보인 내가 생각해도 쉬운 일은 아닌듯하다.
선등의 고독이 그려진다.
앞길을 틔고, 후등자와 전체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홀로 앞서 간다는 것은 외로운 운명을 숙명적으로 지고 가야 하는 것.
역사의 선구자들이 그러하였듯이, 시대의 새벽을 개척한 풍운아가 그러하듯
수많은 상황과 돌발변수속에서 홀로 판단하고, 최선을 결정해야한다. 허공속에서
나의 안전이 전체의 안전임을
두발과 손 끝에 힘겹게 걸고 길을 열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선등의 고독이다.
그 막중한 사명앞에 주어지는 훈장인 것이다. 고독이라는 이름의
가정의 가장이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우리는 각자의 인생의 선등꾼!
........................................................................................................................
승룡과 명주씨가 도착한다.
때마춰 다오름의 기라성들이 와주어 초보 초등자들의 마음의 부담을 들어준다.
부평에서 달렸어면... 여기도 엄청 달려왔구만.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명주씨는 이번에 3번째 본다. 건데 한번도 산에서 보지를 못했다. 몇 년전 장군봉등반후 길동에서 뒷풀이시에 한번 본 이후, 오랜만이다.
경수님과 대운님은 이종사촌간이라 한다.
사촌간에 줄을 묶는것도 참 보기좋은 드문 케이스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데, 사촌따라 설악간다.
창렬이 줄을 갖고 오른다. 역시 지난번 관악산에서 보았지만, 잘 오른다.
한명 한명 첫 피치 슬랩을 착 달라 붙어 올라서고 확보속에 대기를 한다.
시계을 보니 9시다.
얼레~ 벌써 1시간 반이 흘러간다. 등반시간 보다 대기시간이 더 길어진다.
조금씩 비선대가 수직아래로 멀어진다.
2피치를 올라선 대순이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먼저간 3명으로 구성된 앞팀의 상승속도가 뎌디다.
선등이 헤매인다. 올라서지를 못한다.
한 참의 시간을 소비하고 선등이 확보를 하고 후등이 올라간다. 시끄러운 소리가
메아리친다. 화음이 맞지를 않는다. 후등은 버벅거린다. 큰소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온다. 상승을 갈망하는 부르짖음이 줄을 타고 아래에서 위로 힘겹게 올라간다.
도대체 바위에서 한줄 외줄에 의지한 입장에서 왜들 저러는지, 의심스럽다. 저들의 등반력이, 팀웍이, ..............
저것은 바위에 대한 열정인가, 무모함인가, 빗나간 용기인가,.... 객기로만 보인다.
안전을 도대체 책임질수 가 있는것인가.
목이 아플정도로 지켜본다. 큰 변화는 보이질 않고 시간은 지루하게 흘러간다.
장마철과 같은 지루한 사투 끝에 앞팀이 한피치를 올라선다. 주위도 조용해진다.
피치를 一眼二足三膽四力의 마음으로 올라선다.
일안: 올라가야할 길 전체를 눈으로 견하여 관하고
이족: 발을 조심스럽게 스탠스를 최대한 만들고 발끝으로 일어선다.
삼담: 벽앞에 작아지면 안된다. 쫄지 마라.
사력: 최대한 간결하고 경제적으로 힘을 써라.
올라가는 길에 누군가의 동판이 있다. 잠시 호흡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조심스레 동판을 피하여 발과 손을 옮겨 위로 이동한다.
우리의 대순은 여전히 선녀의 발걸음을 내려놓는다.
바위가 아야 할까봐, 싸뿐히 즈려 밟는다.
3피치를 올라서고 원누님이 뒤를 따른다. 참 대단하심니다요. 등반열정은 나이와는 무관한가 보다.
대운님이 3피치를 올라간다. 우측으로 날개가 있고 좌측으로 크랙의 길이 있다.
우측으로 날개와 한바탕 실갱이를 한다. 바위는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홀로 외로운 구애를 하다가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크랙으로 접근한다.
아 저곳에서 저리 힘을 다빼고 다시 새로운 상대에게 구애를 하면 또 힘이 빠질 거인데, 걱정이 앞선다. 바위길리 만만치가 않은데, 역시나 크랙에서 몇 번의 애타는 몸짓속에 올라선다. 성니임~ 고생하셨음다.
경수님이 뒤따른다. 크랙으로 바로 진입, 여차여차 올라선다. 어라 그런데 카라비너를 통과하지 않고 달고 올라간다. 1m정도.... 승룡이 아래에서 외친다. 내려와서 통과하라 한다. 몸이 서서히 중력방향으로 내려온다.
앗~~짧은 외마디와 함께 몸은 급속으로 중력가속도 제곱의 속도로 자유낙하를 하고 어느순간 몸을 달고 있는 자일에 텐션이 들어간다.
위치에너지는 낙하에너지로 다시 자일에 열에너지로 변환된다. 자일은 최대한 탄성으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 충격의 열은 자일 몸속에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평상시에는 전혀 무덤덤한 개체로서 등반가와 거리를 유지하며 존재하나, 절체절명의 비상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추락을 용납하지 않는다. 자신과 연결된 개체를 보호한다.든든한 친구처럼 말없이 지켜봐주는 부모처럼 위기시는 빛으로 승화한다.
항상 자일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모든 등반장비에 고마움을 지녀야 한다. 애지중지하여야 한다.
괜찮으신가~~~잠시의 진공상태의 정적이 흐르고, 텐션을 먹은 자일과 긴장된 몸은 다시 힘겨운 씨름을 한다.
손은 껍질이 까지고 화상을 입어쎳다. 힘겨운 몸짓속에 올라선다. 그런데 표정이 평온하다. 초보자들은 한번 추락하면 당황하는 것이 기본인데. 연세가 있으셔그런가 연륜이 묻어난다. 나름 추락의 원인을 분석하신다.
힘겨운 몸짓속에 3피치로 올라선다. 확보속에 저아래 계곡이 좀더 내려가 있다.
저멀리 삼형제 릿지 팀이 적벽정상에 있다.목울림으로 신호를 보낸다. 전화를 두고서리......, 창렬이 통화를 한다.
여유로운 바윗길의 여정이 느껴진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등반, 그 맛 또한 남다르리라.
우왕 ~
4탄이 기다려집니다. ^^
몸이 맘같지 않으니 안타깝군여...
맘(13).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