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6일 삼성산 BAC암장 (내용 있음)

by 장일경 posted Dec 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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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담당자 : 장일경
◎ 대 상 산 : 삼성산
◎ 산행코스 : BAC 암장
◎ 산행기간 : 12월 5/6일
◎ 산행지역날씨 : 마이 추워~~
◎ 산행방식 : 톱로핑

⊙ 산행내용 :
참가자: 김일수 권호섭 장일경/ 야영.
한승민, 장대순, 이정현, 원정화/ 당일

지난주부터 술에 멍들어서 요새 컨디션이 영~ 꽝입니다.
담당으로서 산행보고서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4일 저녁 암장운동 마치고 시작된 주님 모시기가 5일 새벽까지 달리고 달리고…
야영을 들어가야 하는데 몇 일째 계속되고 있는 알콜과의 전투에 육신이 천근만근이다.

점심때쯤 서둘러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는 이 추운데 꼭 산엘 가야 되겠느냐는 집사람의 핀잔에
새식시 신혼방 들어가듯 다소곳이 방에 들어가 1시간가량 조용히 눈을 붙인다.
잠깐의 낮잠으로 기력을 조금 회복하고는 “쯧쯧쯧~” 기가 막혀 혀 차는 소리를 등뒤로
흘리며 며느리 친정 가는 봇짐 싸듯 얼른 배낭을 꾸린다.

승룡이도 암장에서 운동중인 회원들 때문에 출발이 어렵게 되고 혼자 헐레벌떡 차끌고 출발하는
데 출발부터 삐거덕이다.
서하남 I/C로 가야되는 길을 멍하니 가다보니 훨씬 돌아가는 하남I/C로 접어들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길은 꽉 막혀 있다.
호섭은 벌써 관악역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오고 마음은 막히는 길위에서 안달이 나서 뻠핑이 다
난다.

평촌 I/C를 내려서도 길은 꽉 막히고 사람 돌겠더만…
사오십분을 늦어 관악역에서 개 떨듯 떨고 있던 호섭을 만나고는 벌써 야영지에 도착해 있을
일수형을 만나러 서둘러 밤길을 재촉해 삼성산 들머리로 찾아 간다.
도로옆 안전지대에 버리듯 차를 내팽겨 치고는 배낭 들쳐내고 살짝 눈이 내려 미끄러운 산길을
오른다.

삼성산 BAC암장은 어프로치가 가까워서 좋다.
영하의 날씨에 몸에 훈기가 오를 쯤 헐떡거리는 입김 넘어 어둠 속에서 일수형 모습이 보인다.
죄송 + 반가움으로 조우하고 반듯한 야영지에 헥사돔 펼치고 세 명이 짐정리 하고 들어 앉으니
아담하고 아늑하고 고즈넉하고 운치가 딱 이다.

일수형이 가져온 영일만(?) 과메기를 돌미역에 청량고추를 얹어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막걸리 6병이 순식간에 쭈그러 든다.

캄캄한 어둠 밑에 웃다가 마시다가 소곤거리다가 흉 많은 넘 숭도 보다가 하다보니 시간이 흘러흘러 가고 힘들게 메고온 동계 침낭에 녹아드니 포근하기 그지 없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적응이 덜되어 아침에 눈을 뜨고도 침낭에 누워 한참을 그렇게 멀뚱멀뚱거리다.
밍기적 거리고 일어나 얼어붙은 수낭 입구를 두들겨 깨서 물을 받아 밥을 하고 된장국을 가장한 된장물을 끓여 아침을 먹고는 날이 녹기만을 기다리며 못다한 담소를 나누는데 이정현씨와 원정화 누님이 잘 찾아 올라 온다.
이윽고 승민대장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을 하고 또다시 과메기에 목살에 김치전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그래도 왔는데 한판 붙어보자 하고는 모두들 주섬주섬 장비 들고는 바위 밑으로 올라간다.
몸풀기로 ‘악’ 길을 붙는데 날씨가 추워 몸이 굳는 듯하다.
승민대장 줄을 깔고 돌 달궈 쵸크백에 넣고 한판 붙어보니 추위 탓에 영 엉거주춤하다.
정현씨와 원누님도 호기있게 붙어보고 호섭도 후다닥 쵸크가루 휘날리며 올랐다 내려오고,
와중에 대순씨 호암암장으로 잘 못 갔다가 산넘어 넘어 BAC 암장에 당도하고.

‘악’ 길 오른쪽 옆길을 한번씩하고는 왼쪽의 ‘비’ 길 난이도 5.11A를 승민대장 줄 깔고 장대장도 뒤이어 줄 깔고 호섭이 오르고 나는 오르다가 영~ 취향(?)이 안 맞는 길이라 내고 오고^^,
바람도 불고 날씨도 춥고 날도 저물고 해서는 야영지로 돌아와 하산길 짐정리에 돌입한다.

장대장 일찍 집에 간다는 명일동 사는 사람 꼭 붙들고는 쭈꾸미 집으로 향한다^^.
따뜻한 온돌 열기에 노곤노곤 해지는 와중에 매콤한 쭈꾸미와 누룩동동주 몇 종바리씩 하고 나니
일찍 집에 가야 하는 이유를 잊어버렸다. – 담날 아침 일찍 마님 모시고 병원가야 하는데~
이왕 마신 술 내친김에 소주 한 병 더 내달리고 집에 오니 안방마님 ‘그러면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다’ 라는 눈빛 한번 힐끗 주고는 냉랭하다.
에고 에고~ 이날 나는 아들 거실로 쫓아 내고 아들 방에서 홀로 잤다~ ㅠㅠ

식용유가 뿌옇게 굳어지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 성애가 허옇게 서리는 텐트에서 눈뜨는 아침도 꽤 괜찮습디다.
이런게 사는 낙(樂) 이지뭐! 안 그렇습니까? 쿨럭!
  • ?
    한승민 2009.12.10 14:34
    ㅋㅋ 내용 있군요...
    아 그 길이 '악'과'비'였군여~~
  • ?
    권호섭 2009.12.11 08:17
    으 춥다추워..........
  • ?
    원정화 2009.12.12 09:56
    글도 정말 리얼하게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