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2일 간현암장

by 장일경 posted Sep 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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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담당자 : 장일경
◎ 대 상 산 : 간현 암장
◎ 산행코스 : 엘리다, 어제보다 좋은날, 혹, 독주, 흐르는 시간속으로.
◎ 산행기간 : 9월 12일
◎ 산행지역날씨 : 흐리다 맑았다. 비 조금 왔다가.
◎ 산행방식 : 하드프리

⊙ 산행내용 :

참가자: 박종범, 양미정, 장일경

아침부터 창문너머로 천둥치고 비가 심하게 내린다.
전날 저녁 약속이 있어 마신 술이 여태 체내에 그대로 축척되 정신이 혼미하다.
비몽사몽으로 급히 배낭을 꾸리고 비 걱정에 종범과 통화하고 일단 만나서 판단하자며
청량리 역으로 향한다.
집사람이 차로 강동역까지 태워주면 청량리역까지는 지하철로 갈 심산이었는데
강동역에 오니 시간이 촉박하다.
일단 급하게 택시로 갈아타고 보니 양손에 양말과 등산화가 들려있고 반바지에 발에는 샌달이 신고
있다.
후라이팬은 배낭 뒤에 달려있고…
무신 이런 경우가 샌달이면 됐지 왜! 등산화는 들고 왔을까? 핸드폰은 집에 나두고 왔고.
기차시간 늦으면 큰일인데... 종범과 미정씨 핸펀 번호는 기억도 못하겠고. …
술이 왠수!
집사람은 내 내려주고는 길을 잘못 들어 미사리방향으로 갔단다.
안팍으로 정신없었던 아침이다.

택시 안에서 부산스럽게 배낭 다시 꾸리고 나니 청량리 역이다.
종범이 먼저 와 있고 이윽고 미정씨도 도착을 한다.
비는 그치고 자리는 입석만 있다. 아마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식당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도 식당칸에 대충 자리 잡고 앉아 원두커피를 별로 우아하지 않게 마시며 수다를 떨다보니
이내 간현 역이다.
여기는 살짝 비가 오는듯 마는듯 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고는 곧장 암장으로 향한다.
야영장에 후라이치고 짐 정리하고는 곧바로 암장으로 직행 종범이 “어제보다 좋은날”을 줄을 깐다.
종범이 리딩, 미정씨 세컨드, 내가 말번. 세명이 오르니 단촐하게 조용조용하다.
간간히 가는 비가 오다 말다하고 주의는 조용하다.
아마 비가 오락가락하니 암장 오기를 주저하여 미리 서울서 포기한 팀들이 꽤 있나 보다.

두피치 등반을 마치고 피치 정상에 앉아 세명이 또 한참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경치도 참~ 좋다
저 아래 강물이 보이고 기차가 지나가고 팔뚝만한 물고기가 한가하게 때를 지어 유영하는 모습도 참 보기 좋다. 시간이 스로우 모션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느릿느릿 조용조용하다.

지난번 등반 때는 힘들어 죽는 줄 알았는데 요번에는 땀만 살짝나고 한결 수월했다.
종범이 자세도 좀 부드러워지고 많이 발전한 것 같다고 한다.
아~ 갑자기 간현에 정이 확 붙는다.

한참을 그렇게 여유롭게 두러두런 거리다.
하강하고 중앙벽으로 자리를 옮긴다.

원래는 “깍쟁이”를 시도하려고 했는데 다른 팀 등반이 한창이라 “엘리다”로 변경 종범이 줄을 건다.
오버행을 넘어가는데 나는 만만찮을 것 같다.
종범이 가볍게 완료하고 하강.
나는 오버행 부분 시도라도 해보자 싶어 까지것 용기를 내고 붙어본다.
종범이 뒤에서 가르쳐주는 자세로 홀드를 잡고가니 어라? 오버해도 그냥 넘어 가진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왕 오버행도 넘었으니 끝까지 가보자 싶어 계속 올르니 홀드도
양호하고 할만하다. 대충 용 몇 번 쓰니 완료지점이다.
히야~ 확실히 좀 늘었나 보다.
미정씨가 바로 옆의 “혹”을 해 보잔다.
그 길도 세명이 그리 어렵지 않게 등반을 마치고 나니 배가 출출하다.
이때가 대충 3시경.
서둘러 야영장에 와서 미정씨가 싸온 도시락과 고기를 구워 반주를 겯드려 늦은 점심을 하고
얼른 한코스 더하기로 하고 다시 암장으로 향한다.
종범이 “독주”길에 줄을 깔고 다음으로 내가 오르는데 팔에 펌핑이 온다.
텐션 2번 먹고 완료!
이제 기차시간이 촉박하다.
종범이 얼른 “흐르는 시간속으로”를 하고 내려오니.
5시다.

서둘자!
배낭꾸리고 야영장을 출발하니 시간이 채 20분이 안남았다.
거의 뛰다시피해서 간현역에 도착하니 기차시간에 딱 맞다.

돌아오는 기차칸에서 썬~~한 맥주 한두캑씩 마시며 아주 재미난 등반을 총평하고 암장 다닌 보람이 있다는 칭찬과 자주 간현 오자는 화답으로 희희낙락 거리다 청량리 역에 도착을 하고, 역시 그냥 헤어지기 섭섭해 감자탕에 저녁겸 쐬주 한잔 씩하고 각자 원대복귀.

간현의 진면목을 조금 느껴본 아주 즐겁고 재미난 등반이었습니다.

앞으로 주말이면 자주 갈 것 같습니다 ^^
다오름에 간현 환자 한명 더 늘어났습니다.^^
  • ?
    한승민 2009.09.14 12:56
    ㅠ.ㅠ 재밌었겠군요....
    간현갈까 했었는데 어찌한담...
    님들 어디 의견좀 줘 보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