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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랙을 올라갈 때의 확보방법

• 크랙을 올라가거나 슬랩을 올라가거나 기본적으로 선등자는 자기만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 바위라는 것이 체력소모가 큰 운동이다 보니 피곤한 가운데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 그래서 항상 무의식적으로라도, 정신집중이 흩트러진 가운데서라도 자신이 언제 어디서나
무의식적으로 충실히 수행하는 그런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첫 볼트를 걸기 전에 떨어짐은 바닥을 친다”와 같은 말이다.
그런데 슬랩에서의 첫 볼트의 위치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크랙은 이보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슬랩이 가지고 있는 첫 볼트의 평균 정도의 높이에 필히 캠이나 너트 헥센트릭 등을 이용하여 확보물을 설치한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히 선등자가 믿을 만한 충분한 강도로 설치가 되어져야 한다. 크랙에 통상적으로 볼트가 없는 이유를 착각하지 마라. 그 길을 낸 사람은 당신이 충분히 확보 행위를 하고 올라가리라고 볼트를 안 박은 것이다.
그 부분이 쉬워서 안 박은 것이 결코 아니다.

• 올라가기 쉽다는(난이도가 쉽다 > 5.7) 것과 떨어질 때 위험하지 않다는 말과는 다른 얘기다. 난이도가 어렵다는 말과 위험하다는 말과도 전혀 다른 얘기다. 착각하지 맙시다. 이거 정말로 선/후등자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다. 인수에서 일년에 죽는 90% 이상이 릿지길에서 죽는다.

• 그리고 볼트가 박혀있다면 그건 그 부분이 숙련된 선등자라해도 그 부분에서는 스스로 확보물 설치가 상당한 정도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길 개척자의 의무감에 설치를 한 것이다. 감사하자.

•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무릅 정도의 높이에서 똑바로 서서 머리 높이에(2M) 첫 확보물을 설치한다.

• 그리고 나서 그 확보물 높이에 이르면,
다시 똑바로 서서 자신의 머리 높이에(4M) 다시 확보물을 설치한다.

• 그리고 나서 다시 그 위치에 올라가면,
2M 간격으로 세 번째 확보물을 설치한다.

• 여기까지 마치고 나면 약간은 안전에 관한 확보가 된 것으로 본다.

• 그런데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이 있다.
이 세 개의 확보물을 설치하는 위치가 올라가기 쉽다고 해서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의 목숨의 문제이다.
선등자의 실수를 막기 위해 빌레이어도 일깨워 주어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확보 문제가 후등자가 선등자에게 요구할 수(지시?) 있는 단지 몇 가지 일 중 하나이다.
비록 선등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 결론은, 출발지점에서의 확보는 촘촘히,
어느 정도 올라가면 여유를 가지고 드문 드문(?) 설치를 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 쉽던(5.7) 어렵던(5.14) 떨어질 때 우리가 부딪치는 바위는 똑같은 충격을 우리에게 준다.

• 그리고 크랙의 특성상 올라가는 도중에 많은 테라스를 만나거나, 테라스와 비슷한 위치를 만나게 된다. 그때는 항상 위의 프로세스를 반복해야 한다. 떨어지면서 테라스에 부딪힐 수 있다면 그건 분명 바닥이다. 테라스는 항상 바닥으로 생각해라.

• 그리고 자일 파트너를 잘 골라라.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추락에서 빌레이어의 실수가 보여준 위험은 수도 없다.
선등자의 움직임에 집중하지 않는 자를 절대 파트너로 같이 다니지 마라.
클라이밍은 스포츠가 아니다. 모르는 자에게 절대 빌레이를 맡기지 마라. 반대로 믿을 수 없는(위험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선등자도 절대 따라 다니지 마라....

• 내가 어제 본 하늘길에서의 빌레이어와 지난주 토요일 남양주 암장에서 본 빌레이어는
절대적인 실수를 했다. 딴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선등자는 모두 염라국 근처를 서성일 수 밖에 없었다. 다치지 않고 살아난 것이 천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빌레이어는 변명하기 바빴고 또 얼마안가 그런 행위를 까맣게 잊고 다시 반복할 것이다. 바위에서의 퇴출대상 일호다.

• 그리고 빌레이를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사람을 동료로 데리고 다니지 말라. 그런 사람을 동료로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자신에게 큰 잘못이 있는 것이다. 선등자는 항상 빌레이어와 그날의 빌레이 상황에 대해서도 등반이 끝난 후 토론을 해라. 후등자도 선등자의 후등 빌레이에 대해 토론하고, 이런 분위기가 자유로이 조직 내에 유지되어야 한다.

• 젊어서 힘이 좋을 때 힘만 믿고 자기 나름의 process를 정립해 놓지 않는다면 나중에 나이 먹어 힘이 많이 줄어들었을 때 새롭게 등반방식을 바꾸어야 하나, 한번 들어버린 습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실수를 할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특히 빙벽에서 20M 이상씩 스크류 하나 안치고 올라치는 Power Man들을 볼 때 그들의 미래가 두렵다.


위의 모든 내용은 나에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며 반성이다. 그리고 내가 바위를 하는 한 준수해야 하는 행위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런 기본적인 문제로 나와 대립하는 일이 안 생기기기를 바랄뿐이다. 나의 좋은 인간적 친구가 바위에서는 동행하지 못할 친구일수가 있겠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내가 그때 본 그 상황은 나에게 좋은 스승이었다.
  • ?
    노현호 2007.10.17 22:30
    평상시 귀담아 들어야할 내용입니다.
    알고 있어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가장 기본적인것들...등반정보란의 암벽등반코너에 글을 옮겨보는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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