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두께, 슬픔의 시간, 슬픔의 농도>
태풍이 지나갔습니다.
많은 피해를 입은곳이 있고, 별피해가 없는 지역이 있고 그럭저럭 지나갔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그 날 연일형을 추모하는 북한산 우이동에도 비바람은 불고 불었습니다.
7월 15일 추모일을 보내고 또 한달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인간의 기억은 왜 이리고 가물가물, 아주 먼 오래된 이야기 같은가요
기억이 계속 생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 들어감에 기억의 생생함은 이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희미해지고 흐릿해져만 갑니다.
“시골소년 같은 풋풋함”
그의 풋풋함속에 산을 향한 마음이 펄펄끓는 활화산 용암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차분한 모습”
그 차분한 모습에서 대자연에 대한 동경과 꿈과 도전이 아직도 진행형 인줄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늘한 것 같지만 할 말은 끝까지 다하는 잘 생긴 남자, 거의 완벽한 사람“
목표를 향한 꺽이지 않는 굳센의지로 꽉꽉 채워져 끝까지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메서운 화살같은 극강의지의 사람인줄 알지 못했습니다.
그가 가고 없는 지금에야 연일형이라는 사람을 어렴풋이 짐작합니다.
남아있는 이들에게 슬픔의 두께는 일상의 바쁨일과속에 여름철 얼음 녹듯이 녹아 가냘프게 얇디얇은 두께로 투명해집니다.
슬픔의 시간은 아무일 없던 일처럼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빠르게 잊혀져 갑니다.
가물가물한 속을 헤메입니다.
슬픔의 농도는
흐르는 시간에 발맞추어 묽게묽게 흐려져 갑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슬픔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어떠한 것인지....도대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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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갔지만, 남아 있는 이들은 그를 보내고 슬픔을 애도합니다.
공기같은 존재였다는 회장의 말처럼 조용한 그렇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였던 그
먼 타국에서 들려온 형의 안타까운 소식에 조금이라도 유족들에게 힘이 되고자 서둘러 산악회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일차적으로 송금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오름 산악회 차원의 조의금을 어떻게 할것이냐에 따른, 운영진들의 많은 고민이 있었고, 이런저런 방안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다오름산악회 예산을 집행하는 사안인지라 감성적으로 집행하기도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현재 다오름 창립시기(1995년)에는 다들 청춘이었기에 일어날 수 없다는 듯한 항목처럼 회원의 사망에는 1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회칙이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만들어 질수는 없지만, 형평성의 문제를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간 다오름 회원으로서 유명을 달리한 김상우에게 300만원 조의금 산악회 예산집행을하였습니다.
우리는 지난 3월 년초에 다오름의 존폐위기에 대한 여러 논의를 나누면서 묻어 있는 청춘의 시간과 추억을 되새기며 그 의미에 대해 가볍게 할 수 없음에 다들 다시 마음을 모았습니다. 새로이 회원자격도 재정립하고 12만원/년 회비로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다오름 산악회가 태어나게 하고 산악회의 질적 양적 헌신한 활동을 감안할 때 기존의 회칙을 그냥 적용함은 아무런 공감능력이 없는 듯 한 처사인 듯 합니다.
아직도 다오름이 건재한 이유의 시원을 굳이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다오름 산악회 차원의 조의금을 준비하는것이 산악회의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감히 생각되기에 금번 연일형에 대한 다오름 산악회의 위로금을 200만원을 예산집행하기로 의결 했습니다.
이에 회원들에게 결과를 전해 드립니다.
2023년 다오름 산악회 29기
회장: 한영직, 감사: 최언식, 외 운영진일동
(박종범,노현호,곽미영,윤영현,김혜정,장대순,김대중,박세이)
(대표집필 최언식)드림
202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