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기(2017년) 총무의 길을 뒤돌아보며...
병신년의 어둠은 촛불로 타오르고 정유년 새해벽두는 횃불로 타오르며 거침없이 역사의 산과 산을 넘어왔다. 그리고 시간은 또 어김없이 무술년에게 그 바톤을 넘기려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
2015년 등산학교를 수료하고 16년 다오름과 인수봉을 올라서면서 시작된 자일의 정은 어느듯 10년의 시간으로 흘러온다. 항상 다오름의 주변에서 근근히 가느다랗게 이어져 왔던 끈이 17년 한해에는 총무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주변에서 심장부로, 아웃사이드에서 인사이드로 너무나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모든 조직이 다 그러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갭은 항상 존재하는 것...총무의 역할이 많아 질수록, 책임감이 무거워질수록 포기해야할 것들이 많고 이상은 저멀리로 달아나 버린듯하여, 조직과 개인, 다오름과 나의 관계속에서 침몰해 들어가 뜨오르지 못하고 밑바닥을 헤메이기도 한다.
산악회의 많은 일정과 활동들이 총무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권한은 없고 의무만을 요구하는 현실앞에서 하나와 또하나의 경계선에서, 기우뚱거리기도 한다. 기존의 묵묵히 5번의 총무를 수행한 현호와 4번의 총무를 역임한 승민의 묵묵한 노력이 다오름의 현재를 지탱해 온 힘이었음을 이제야 절감한다.
전년도 회칙개정으로 인해 금년도는 3월부터~12월까지 10개월의 회기로 변경되어 금방 흘러온 듯 하기도 하고, 2번의 임원회의와 5번의 집회, 시산제, 등반축제, 송년회 총회를 준비하면서 웬지 홀로 걸어가는 듯한 기분이 가끔들기도 했지만, 고비고비마다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은 회원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항상 우리는 아이덴티티에 대해 고민하고 절망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개인이 그러함에 산악회란 조직은 또 어떠해야 겠는가...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어 헐떡이며 흘러가서는 안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개인이거나 조직이거나...끝없이 꿈을 찾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올라가야 한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우리의 머리는 저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이카루스의 꿈을 꾸어야 한다. 권태는 인간을 건조시키고 절망케한다.
총무의 역할은 이제 막을 내리지만, 그래도 다오름의 한 축으로서 10년의 시간뒤에 다오름을 위해 한해를 보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싶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회장단과 회원들의 너그로움에 기대고 싶다.
모든조직을 이끌어 가는 핵심은 있게 마련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애정이 조직을 살찌우기를 희망해 본다.
개선해 가야 할 다오름숙제와 희망을 남기면서 총무의 소회를 마무리 할까 한다.
첫째, 다오름 홈페이지가 많은 회원들이 들락거리는 만남과 소통의 장이기를 바란다.
(참고로 17년 자유게시판 등록글 14건, 산행보고서 등록글 주말산행13건, 남미보고서12건...현 실정이다.)
둘째, 총무란 위치는 조직에 대한 애정이 요구되고 많은 희생이 동반되는 자리이다.
회장단 및 회원들의 전폭적인 애정과 사랑과 관심이 절대적이다.
끝으로 다오름과 회원들에게 바래본다.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그런 친구가 그런 산악회가 바로 다오름이고 다오름 산악회원들이었으면 나는 좋겠다.
23기 다오름 총무 최언식.
2017.12.16.
10개월 간 수고 했어 문제는 이제 같이 풀어 가야지 인생 100세시대!!!!!!!!! 인연을 질기게 가져 가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