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문]
유세차
단기4350년(서기2017년) 양력4월8일 술시(戌時)에 다오름 회원일동은 한국산악인의 요람인 삼각산 인수봉 아래에 모여 회원모두의 정성을 모아 삼각산 신령님께 이 제를 올립니다. 겨울이 물러가고 만물이 소생하고 생의 에너지로 충만한 봄의 계절에 다오름 회원 모두가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을 바치오니,
삼각산 신령이시어!
정유년 한해에도 사고없는 안전한 등반과 따뜻한 가정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하시옵고, 다오름회원 모두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지켜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삶의 엄숙한 질서속에서 모처럼 마주하는 얼굴들과 새로운 다오름 식구들과 모든 다오름인들이 산연의 정을 나누게 하시옵고,함께 봄의 꽃향기와 여름신록의 싱그러움과 가을산야의 황금빛 풍요로움과 눈덮인 한겨울 흰설원의 순결함을 함께 추억하는 다오름산악회가 되게 하시옵고, 인수봉의 우아한 실루엣에서의 오름과 설악의 강건한 대자연의 파노라마속에서의 자일의 정을 함께 노래하게 하시옵고, 알프스, 요세미티, 히말라야에 이르는 먼 산을 향한 자유로운 여정의 신발끈을 함께 동여매게 하시옵기를 바랍니다.
어설프고 조심스럽던 자연으로의 수평과 수직의 바윗길과 산길로의 여행길이 어느듯 스물하고도 셋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이제는 굳세고 거침없는 당당한 산악회의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인수봉, 선인봉, 장군봉, 적벽의 수많은 봉우리와 산길을 걸어 알피니즘의 본고장 알프스를 지나,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바기라티로 거침없이 무궁한 세계를 탐색하여 왔습니다. 애꿏은 삶의 길위에서, 준비하지 못한 지독한 이별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가혹한 운명에 굴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먼저간 악우에게는 평온한 안식을 주시옵고, 남아있는 이들에게는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절망도 포기도 하지않는 산악인이 되게 하시옵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두 어깨와 팔과 다리에 굳센 힘과 의지를 주시고 험한 골짜기와 거친 바위길에도 지치지 않게 해주시옵고 추위와 굶주림속에 고독의 밤을 지세우지 않게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다오름회원 모두가 일상속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온화한 눈과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해 주시옵기를 간절히 빌면서,
오늘, 여기에 있는 이들과 함께 못한 회원들의 정성과 마음으로 삼각산 신령님께 이 祭(제)를 바칩니다.
상 향
다오름 산악회 회장 조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