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출 산 행 >
일시: 2011.10.01~03
참석:
다오름:
김일수, 권호섭, 한승민, 박종범, 최언식, 이정현, 한영직네 가족, 손기영,
신광수, 이창렬, 김인수
향암: 장용헌네 가족, 산적ㅎ 조헌희, 주영길, 또 향암인 남 그리고 녀
..................빠진사람 없죠? 있음 손들어보삼...........
1.가을을 추억하다.
또다시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땅위는 온갖 열매들로 한해의 결실을 맺는 계절의 길위에 서있다. 힘겹게 봄여름을 달려오다가 항상 이맘때쯤이면, 몸의 바이오리듬은 저아래로 아래로 바닥과 평행선을 이루며 짝짝궁이다.
한번 더 심기일전하여 욱일승천하지는 못할지라도, 일어서 힘겹게 가야 쓸쓸한 내면과 풍요로운 외형의 가을을 지나, 하얀 눈의...안식의 계절을 맞이하리
당초에는 3일의 황금연휴를 지리산으로 휘적휘적 다녀올까를 생각하다가,
다오름산행이 월출산으로 계획됨을 알고 계획 변경이다.
어렵게 맺어진 다오름과의 산연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임에 아타까울 뿐이다. 사십중반의 나이는 무언가 준비가 잘 돼있어야 한다고 나름 고집하는데 어찌 이다지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지 원~~~차암
월출산!!! 천황봉이 있는 남도의 산, 바다가 가까운 옹골찬 바위의 산....
총각시절 98년인가 여름휴가길에 계룡산을 거쳐 내달려간 미지의 산이 바로 월출산이었다.
그 때의 그와의 만남이 다시 한번 나의 생각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기다려 주오, 월출산이여
2.기나긴 어프로치
종범이 형님이 토욜버스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같이 내려갈 것을 계획하여 영암가는 10시반 차표를 내싸랑 그녀에게 부탁을 했다. 예약 오케이
회사에서 조금 늦게 나와 배낭을 챙긴다. 등산장비, 취사도구, 음식물, 의류등의 품목을 리스트하여 하나하나 버거하우스배낭에 쑤셔넣는다.
배낭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산행준비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이마에 땀이 맺힌다.
등반시 소배낭이 없다. 눈에 띄네~~, 조금 관심이 가네~~
아이들 롤러브레이드 가방을 발견하고, 배낭에 포함시킨다.
날이 밝았다. 아주 가볍게 내싸랑 그녀에게 나의 떠남을 고하고,
지하철로 서울센터널고속버스역으로 가볍게 랜딩한다.
10시가 조금 못되었다.
역시 사람은 여유있게 먼저 와서 기다리는 멋이 있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는 여유를 만끽하며, 오기를 기다리다, 먼저 도착한자의 매너로 스마트폰을 터치한다.
“00누님 어디셔요? 언식아 나 못가! 오늘 입사 면접있어.”
한방에 해결된다. 다음 2번타자 “종범성 어디에요?” “거의 다왔어...”
“예 언능 오세요.”
시간은 째각째각 흘러 10여분이 남았다. 이제 모습이 내시야에 들어와야 하는데, 스마트폰~너머로 들려오는 소리, 예상치도 못한 메아리
“차표예약이 안되었나봐....”
~~~허걱 복병이다.
무시기 소리를 하십니까, 종범성 그렇다면 10시반 영암행버스는 글런 것이다.
그럼 어떠캐하지, 차표를 11시 이십여분 것을 끊었다 한다.
황금연휴인지라 차표확보를 자신할 수가 없다.
영암에서 상봉을 예약하며, 탑승출구를 향해 달려간다. 시간은 10시 반, 차표를 검색원에게 내밀고 몸은 잠시간... 작별과 탑승의 2중혼성동작을 일으키려다, 금호고속검색직원의 제지에 걸린다.
여지없이 잠시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먼 시츄에이션이여
“회사회수용을 주세요.” 뭔 귀신신나락까먹는 소리여
아뿔싸 갖고있는 승차권은 회수용이 아닌 승객용의 반쪽이었다. 어째 이런일이 이런 변고가 있으리오 뭔놈의 조화일까 종범성이 나와의 헤어짐을 안타까워함을 하늘이 알고계심인가
사정을 해봐도 그놈의 검색원은 규정을 준수한다. 허 이런 융통성이 없는 친구를 보았나
하지만, 원칙이 없는 순간 나가수가 몰매를 맞았단 것을 기억하고, 원칙이 이나라에 충만하기를 바라면서,..
이런 훌륭한 검색원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크게 생각하자 언식아
차표를 다시 발부받아 오라한다. 그리고 올때까지 기다려준다고 한다.
아~~ 탈려면 다시 매표소로... 달려라 달려
이런! 매표소는 3일의 연휴가 대변해주듯이 줄을 길게길게 늘어서 있다.
잠깐 주춤하다, 도저히 정석플레이는 시간상 곤란할듯하여, 맨앞줄의 이쁜여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표를 재발급받아 달린다. 나는 지금 런닝맨이다.
다시 탑승지점에 이마에 땀을 달고 도착하니 차는 자취를 감추고, 여유있는 종범성의 한마디, “차 갔어”.........오 마이갓
오늘 어떡해 이리도 일처리가 산너머산 인가,,,정녕 오늘 영암은 종범성과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같이 가라는 신의 계시인가 보다. 차라리 잘되었다.
그렇다면 받아들여야지, 그런데 허 참~~~오늘 참 안풀리네
허탈하게 대합실로 다시 들어서는데 아까의 그 훌륭한 검색원이 눈에 들어오네,
이거를, 마! 기다려 준다면 끝까지 기다려 줘야지~~~승객들의 성화에, 도착시간이 지체되어 어쩔수 없었다 한다, 이런 우라질~~~~혼자 속으로 식식거려본다.참자 다 끝난 것을....
아니 차표를 제대로 찢어줘야지 내싸랑에게 끙~~~ 그냥 넘어가자
일진이 그런것인가 보다.
다시 차표를 종범성 카드로 끊었다. 11시 25분 광주도착 중앙고속차편이다.
남은 시간을 보니 조금 여유를 부려도 좋을듯하다. 그래도 이번엔 미리 차에 올라탄다. 11시 20분~~5분이 남았다.
어라~~~종범성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다. “저 자리를 좀 비켜주시죠.” 저쪽에서 한마디 왈, 공기를 매질로 하여 귀에 도착하는 말 “제 자린디요”
아니 이양반이 무슨 농을 이리도, 불현 듯 스치은 불안한 생각에 차표를 펼쳐든 종범성 한마디 “이 차가 아닌가벼” 헐~~들여다 보니 아뿔싸
11시 20분 금호고속, 공교롭게도 지금시각 20분이다.
몸은 생각을 앞지른다. 지금 중요한 것은 스피드!
“광주에서 봐” 말을 허공에 남기고,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 몇분뒤 무사히 서울에서의 곡예같은 탑승의 여정은 추억으로 물들고, 몸은, 차는 남도로 향해 10월의 황금연휴를 기약한다.
하늘이 우리를 이렇게 갈라놓으시는구나, 생이별이란 이런 것인가,
잘 가오, 그리고 또다시 만나오 헹님아
얼마나 좋은 일이 기다리길래 이렇듯 기나긴 여정의 어프로치가 있단말인가? 산너머 산이로다.
3.영암의 코스모스
광주에서 우여곡절의 끝에 종범성과 뜨거운 상봉을 한다.
그런데 광주터미널이 크다.
고속버스와 직행버스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다.
아줌마 아저씨, 학생 군바리, .....한마디로 남녀노소
영암행 직행을 탄다. 우리자리에 학생인 듯 앉아있다.
지방에서는 번호에 구애받지 않고 빈자리 마음되로 앉아도 되나보다. 그런데, 누군가 와서, “여기 제자리인데요, 비켜주세요.” 맞는말인데 이거야 원~~~우리 자리에 가서 여기 우리자린데 비켜달라한다. 건데 이놈이 뭔가 알아듣지 못할 말로 꿍시렁......꿍시렁.....그리고 일어난다. 하차를 한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진다.
건데 저놈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탑승을 했으면 다른 자리로 옮기든지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헐~ 참
차가 출발한다. 영암을 향해서~~~
차안을 주욱둘러본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갑자가 생각나게 한다.
정확히 코스모스같은 느낌이었을것같은 건너마을의 소녀....
머리칼은 찰랑찰랑, 얼굴은 약간 야윈 듯 달걀형의 외모, 검은눈동자, 흰피부의 곱상하고 단아한 외모의 서울에서 내려온 소녀.........
그런 느낌의 소녀가 대각선 방향의 좌석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눈을 감고 곤하게 자고 있다. 아 좋은 시절이다.
700만이 봤다는 “써니”의 유오정이 지나가는 여고생들을 보면서, 지나온 자신의 싱그러웠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상념에 젖는 기분의 그런 기분이 엄섭해온다. 내가 유오정인가 나이를 먹은것인가,
어쨌던 찌든 영혼에 여름철의 소나기같은 청량제 느낌을 준다.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 영산포, 나주,~~등을 거쳐 영암으로 들어선다.
저멀리 거대하지는 않지만 올골차게 우뚝솟은 바위산이 떡 버티고 서있다.
하차를 하고 터미널 마트에 들러 생필품을 사고 있는데, 그 소나기의 코스모스같은 소녀가 들어서서 내 앞에 있다.
아 어디서 봤던가 이런 장면을~~~~~
서울에서 내려온 시골태생의 서울사람과,
공부를 위해 광주 도회지로 유학나간 순수의 코스모스같은 소녀
어느 지방소도시의 터미널 마트
나이는 중요하지가 않는다. 멈추어선 시간과 공간속에 그냥 있을뿐이다.
나와 소녀가~~ 밖에는 가을 바람에 이리저리 바람이 날리고 있다.
말이라도 한번 붙여볼걸...............
“학생! 눈동자가 사슴을 닮았어!”
아! 고만!그만!...... 소설같은 상상의 질주를 불혹의 연륜으로 다스리며,
다오름과 향암이 있는 천황사 야영지로 택시에 몸을 싣는다.
소나기여~~코스모스여~~ 소녀여~~ 바이바이!
4.등반전야
하루의 낮을 다 바치고 우리는 영암 월출산에 도착했다.
턴트가 한동, 두동, 석동 그리고 또 한 자리 용헌씨는 가족을 데리고 왔다. 자상한 아빠다.
매봉을 등반하고 저기 다오름과 향암이 내려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용헌씨는 몇 년전에 처음봤는데, 변함이 없다. 가무잡잡한 피부, 다부진 산악형 몸매, 자상한 아빠, 중간보스로서 조직의 질서와 안녕을 늘 생각해는 자세,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심...........음 그 뿌리가 다오름인가,
또 누군가 인사를 향암인줄 알았는데, 정현씨다. 본지가 한 2년이 넘었나,,,,,몰라봤다.
그때는 둥근선의 풍성한 느낌이었는데, 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유선형 몸과 얼굴선이 직선의 각을 보인다. 열심히 산행을 하였나보다.
매봉을, 선등을 섰다한다. 헐 그렇게나 등반실력이 늘었나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변하지 않는 무엇을,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기에 계절은 아름다워 진다. 등반열정에 맞추어 변하는 몸매의 그 정현 아름다운 변화이다.
선배기수로서 반성할 일이로다.
어둠은 주위에 몸을 풀고, 산꾼들은 옹기종기 모여든다.
일수형과 기영씨, 광수가 온다. 하루전 내려와서 가을을 만끽하고 순천만을 둘러 왔다 한다. 순천만의 낙조가 쥑인다는데...............
고속도로에서 기나긴 시간을 보내고 영직이가 도착한다.
가족을 데리고 내려왔다. 음 훌륭한 아빠다.
일수형은 애 운동회라는데 과감히 홀로 월출산으로 내려왔다. 일수형님은 연륜만큼이나 배짱???도 크시나보다. 아님..........가정정치의 달인인가 그것도 아니면 뭘까??? 나도 홤금연휴를 홀로 내려왔다.
“가화만사성”을 가슴에 새겨본다,
배짱도 좋고 달인도 좋고 여하튼..........
일수형님! 가정에 평소충실하리라 믿습니다요. 당근맞지요
다오름과 향암이 어우러져 월출산의 밤을 수놓는다.
기영씨의 호방한 웃음이, 산과 인간의 사연들이 밤속으로 녹아든다.
주위는 하나 둘 밤의 고요속으로 사그라들고, 아직도 이곳은 얘기꽃으로 어둠의 고요를 채운다.
주영길, 박헌희 향암의 미래를 밝혀줄 씨았이자, 기둥인듯하다.
붙임성도 사교성도 이바구보따리도 잘 푼다. 깍듯이 “예, 형님” 아직 귓가에 흐른다.
헌희란 친구는 가만히 듣자하니 군대 후배이다.
고수는 직설법을 피한다. 은유법과 비유법을 애용한다. 한때 포항오천부대에서 한 3년 생활했음을 말하면서 나의 출신을 드러낸다.
건데 저 친구, 병에서 하사로 직업군인을 하다 사회로 나왔다한다. 흰산을 가기위해서라라
“헌희! 자네 몇기라 했던가? 나가 601기 일세........”
주영길, 헬스트레이너라 했던가
헬스할려면 입담도 좋아야 하는가 보다.
하무튼 정감이 가는 친구들이다.
잎새가 그려진, 새어본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다섯.
피티피병은 하나둘 쓰러지고, 내일 사자봉의 선등자가 정해진다.
종범성, 승민, 용현, 그리고 정현,,,,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역사를 보고자 하는자 자지를 말어라
쌀쌀한 월출산의 가을밤은 깊어간다. 하나둘 종적을 감춘다.
5. 사자의 등에 올라타다.
바람계곡으로 접어든다.
어제 먹은 알코올이 땀으로 한방울 한방울 떨어진다.
줄을 메고 줄줄이 줄줄이........사자봉의 발바닥으로 접어든다. 어디가 정상인지 보이지가 않는다. 바위가 있고, 서울에서 여수에서온 바위꾼들이 바람속에 사자의 발아래 서있다.
1조 용헌씨가 앞서고 광수가 코뀐 듯이 따라 나선다. 그 뒤를 2조, 3조, 4조 종범성과 기영씨 그리고 내가 맨 마지막이다.
어럽게 한피치를 올라간다. 정말 어렵게, 편하게 올라들 가는데, 산행을 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래봬도 한등63기, 암벽35기인디.....이런 몸이 정말 바위에 착착 달라 붙지를 않네....
그러기에 평상시에 열심히 산행을 잘해야 하는것이여, 열심히 먹고살기위해 현실에서 바둥거렸다고 생각하면 나의 몸짓이 조금 위안이 될려나?
바위에서 떨어질줄 모르는 누구누구를 보니 조금 더 위안이 된다.
어려운 한피치가 끝나고 나니 조금은 나아지는 듯하다. 한피치 한피치 올라 드디어 사자 머리에 올라서기전 목덜미 정도 되나 보다.
암벽화를 갈아신고, 트레킹화로 갈아 신는다. 이렇게 편한 것을....한명 한명 사자의 머리위로 올라서기위해 작은 바위를 횡단하여 나아간다.
지나가는 말로 예전에 그곳에도 줄을 깔았다고 한다.
마지막선수, 나도 그곳을 지나간다.
내려설 때 왠지 찝찝한 기분이다. 트레킹화로 바위의 스탠스를 밝고 옆으로 이동한다.
어라, 순간 내몸뚱아리는 중력의 법칙을 만끽하며 밑으로 쑤악 사라져간다. 스탠스에서 미끄러진 것이다. 왠지 기분이.....찝찝하더라.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저 위에서 외마디 단발마가 들린다. 앗!
저아래는 천길낭떨어지인데, 내 몸은 어디쯤 있는것이여
미끄러지는 순간 내 두손은 본능적으로 앞에 늘어뜨려져 있던 줄을 잡는다.
떨어지는 몸은 멈춘다. 세상도 멈추어선다. 큰일 날뻔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바로 발아래인가 보다.
조상님이 도우셨다. 월출산산신령님이 굽어 살피셨다.
바위를 건너기전에 주위지장물을, 줄이 늘어뜨려져있고, 그아래로 몇그루의 소나무들이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안전하게 건너야 함을 망각하고, 멍청한 짓을 한 것이다.
바위에서는 절대로 안전하지 않으면 한발작도 나아가지 않으리.
기어올라간다. 여기가 사자머리이다.
옹기종기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하강을 한다.
60m의 자일이 사자의 머리에서 사자의 발로............저아래로, 아래로 길게 내려진다. 부는 바람이 세차다.
내려가는 저 아래는 무엇일까, 오름의 최종목적지인가,
새로운 오름을 위한 새로운 시작지점인가
누구나 저 높이 높이, 멀리 올라가려한다. 하지만
결국은 오른만큼 내려간다. 내려갈 수 있는만큼 올라가야하는 것인가?
별들에게 그 답을 물어봐야 하나?
.......................................................................
짜릿한 긴 하강을 하고 무사히 랜딩 휴우~~~
그리하여 사자봉을 향한 모든 오름짓은 마지막을 장식한다.
6.다시보자 월출산아
남도의 명산아래의 또하루의 밤을 잎새주로 수로 놓고 밤을 얘기에 얘기를 이어간다.
몇 년전 보았던 인수씨도 왔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예전그대로의 모습인듯하다.
1차선발대 일수행님, 기영, 광수는 서울로 먼저 출발을 하고, 가을을 만끽하고자 하는 후발대는 영현이의 인도로 월출산아래의 영암 실내암장으로 향했다.
개천절이라 관리인이 없다. 오름짓을 쉽게 단념하지 못한 유전인자를 가진 꾼들은 외벽아래에서 몸을 푼다. 그리고
승민씨가 길을 낸다. 위로 위로.....헐 쉽게도 사뿐사뿐 잘도 올라가는군. 발을 자유자재로 수직의 벽에서 지상의 몸짓을 연출한다.
다오름에서 승민씨의 등반은 자주 접하지 못한듯하다. 자주 나오질 않으니 당연한 것을......그의 자연스런 몸짓의 오름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간밤에 얘기가 생각난다. 인수봉을 오를 때 고수는 빨간암벽용 바지를 입는다고 한단. 카트라이트란 오락에서 빨간장갑 노란장갑 무지개장갑....검은장갑등 나름 고수들의 세계에서도 불문율이 있는가 보다. 아직 입고싶으나 입어보지를 못했다 한다.
승민씨! 그냥 빨간색하나 사서 입어....원래 직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빨간바지를 입으면 실력도 빨간색으로 업그레이드 돼지 않을까나!
나도 빨간바지를 두고 고민을 할 날이 있을까나
그 다음으로 용헌이가 오르고, 다들 오른다. 정현씨는 몇 번 고배를 마시다 마지막 탑을 찍는다. 난 찍지 못했다.
7.상록수역
모든산행일정을 마감하고 서울로 서울로 ....밀린 도로를 뚫고 드디어 심훈의 상록수역에 도착 저녁을 간단히 하면서 삼겹살에 소주한잔....잎새주를 달라는데 없다. 그렇치 여긴 월출산이 아니지.......월출산! 가을산행을 모두 마친다.
4호선에 몸을 싣는다. 아 빨리 집에가고 싶다.
집에 있으면 집을 뜨나고 싶고, 집을 떠나면 또다시 집이 그리워진다.
이런 것이 내삶의 순환사이클인가 보다. 또 언제 집을 떠나볼거나,
자주자주 떠나기를 희망한다. 얼추 시간이 다가온듯도 한데.....
...................................................................................................................
다오름, 향암...........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모처럼 한 글 올리려다, 너무 숙성을 시킨 글이 되었습니다.
뭔 야그를 하고싶어 길게길게 쓴것인지 무언가 속이 허전해서 그러한 것인지.........헷갈리네요.
그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생각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래요.
다시 산행에서 만나겠습니다.
2011.시월의 끝자락에
최언식 쓰다
일시: 2011.10.01~03
참석:
다오름:
김일수, 권호섭, 한승민, 박종범, 최언식, 이정현, 한영직네 가족, 손기영,
신광수, 이창렬, 김인수
향암: 장용헌네 가족, 산적ㅎ 조헌희, 주영길, 또 향암인 남 그리고 녀
..................빠진사람 없죠? 있음 손들어보삼...........
1.가을을 추억하다.
또다시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땅위는 온갖 열매들로 한해의 결실을 맺는 계절의 길위에 서있다. 힘겹게 봄여름을 달려오다가 항상 이맘때쯤이면, 몸의 바이오리듬은 저아래로 아래로 바닥과 평행선을 이루며 짝짝궁이다.
한번 더 심기일전하여 욱일승천하지는 못할지라도, 일어서 힘겹게 가야 쓸쓸한 내면과 풍요로운 외형의 가을을 지나, 하얀 눈의...안식의 계절을 맞이하리
당초에는 3일의 황금연휴를 지리산으로 휘적휘적 다녀올까를 생각하다가,
다오름산행이 월출산으로 계획됨을 알고 계획 변경이다.
어렵게 맺어진 다오름과의 산연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임에 아타까울 뿐이다. 사십중반의 나이는 무언가 준비가 잘 돼있어야 한다고 나름 고집하는데 어찌 이다지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지 원~~~차암
월출산!!! 천황봉이 있는 남도의 산, 바다가 가까운 옹골찬 바위의 산....
총각시절 98년인가 여름휴가길에 계룡산을 거쳐 내달려간 미지의 산이 바로 월출산이었다.
그 때의 그와의 만남이 다시 한번 나의 생각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기다려 주오, 월출산이여
2.기나긴 어프로치
종범이 형님이 토욜버스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같이 내려갈 것을 계획하여 영암가는 10시반 차표를 내싸랑 그녀에게 부탁을 했다. 예약 오케이
회사에서 조금 늦게 나와 배낭을 챙긴다. 등산장비, 취사도구, 음식물, 의류등의 품목을 리스트하여 하나하나 버거하우스배낭에 쑤셔넣는다.
배낭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산행준비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이마에 땀이 맺힌다.
등반시 소배낭이 없다. 눈에 띄네~~, 조금 관심이 가네~~
아이들 롤러브레이드 가방을 발견하고, 배낭에 포함시킨다.
날이 밝았다. 아주 가볍게 내싸랑 그녀에게 나의 떠남을 고하고,
지하철로 서울센터널고속버스역으로 가볍게 랜딩한다.
10시가 조금 못되었다.
역시 사람은 여유있게 먼저 와서 기다리는 멋이 있어야 한다.
익숙하지 않는 여유를 만끽하며, 오기를 기다리다, 먼저 도착한자의 매너로 스마트폰을 터치한다.
“00누님 어디셔요? 언식아 나 못가! 오늘 입사 면접있어.”
한방에 해결된다. 다음 2번타자 “종범성 어디에요?” “거의 다왔어...”
“예 언능 오세요.”
시간은 째각째각 흘러 10여분이 남았다. 이제 모습이 내시야에 들어와야 하는데, 스마트폰~너머로 들려오는 소리, 예상치도 못한 메아리
“차표예약이 안되었나봐....”
~~~허걱 복병이다.
무시기 소리를 하십니까, 종범성 그렇다면 10시반 영암행버스는 글런 것이다.
그럼 어떠캐하지, 차표를 11시 이십여분 것을 끊었다 한다.
황금연휴인지라 차표확보를 자신할 수가 없다.
영암에서 상봉을 예약하며, 탑승출구를 향해 달려간다. 시간은 10시 반, 차표를 검색원에게 내밀고 몸은 잠시간... 작별과 탑승의 2중혼성동작을 일으키려다, 금호고속검색직원의 제지에 걸린다.
여지없이 잠시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먼 시츄에이션이여
“회사회수용을 주세요.” 뭔 귀신신나락까먹는 소리여
아뿔싸 갖고있는 승차권은 회수용이 아닌 승객용의 반쪽이었다. 어째 이런일이 이런 변고가 있으리오 뭔놈의 조화일까 종범성이 나와의 헤어짐을 안타까워함을 하늘이 알고계심인가
사정을 해봐도 그놈의 검색원은 규정을 준수한다. 허 이런 융통성이 없는 친구를 보았나
하지만, 원칙이 없는 순간 나가수가 몰매를 맞았단 것을 기억하고, 원칙이 이나라에 충만하기를 바라면서,..
이런 훌륭한 검색원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크게 생각하자 언식아
차표를 다시 발부받아 오라한다. 그리고 올때까지 기다려준다고 한다.
아~~ 탈려면 다시 매표소로... 달려라 달려
이런! 매표소는 3일의 연휴가 대변해주듯이 줄을 길게길게 늘어서 있다.
잠깐 주춤하다, 도저히 정석플레이는 시간상 곤란할듯하여, 맨앞줄의 이쁜여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차표를 재발급받아 달린다. 나는 지금 런닝맨이다.
다시 탑승지점에 이마에 땀을 달고 도착하니 차는 자취를 감추고, 여유있는 종범성의 한마디, “차 갔어”.........오 마이갓
오늘 어떡해 이리도 일처리가 산너머산 인가,,,정녕 오늘 영암은 종범성과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같이 가라는 신의 계시인가 보다. 차라리 잘되었다.
그렇다면 받아들여야지, 그런데 허 참~~~오늘 참 안풀리네
허탈하게 대합실로 다시 들어서는데 아까의 그 훌륭한 검색원이 눈에 들어오네,
이거를, 마! 기다려 준다면 끝까지 기다려 줘야지~~~승객들의 성화에, 도착시간이 지체되어 어쩔수 없었다 한다, 이런 우라질~~~~혼자 속으로 식식거려본다.참자 다 끝난 것을....
아니 차표를 제대로 찢어줘야지 내싸랑에게 끙~~~ 그냥 넘어가자
일진이 그런것인가 보다.
다시 차표를 종범성 카드로 끊었다. 11시 25분 광주도착 중앙고속차편이다.
남은 시간을 보니 조금 여유를 부려도 좋을듯하다. 그래도 이번엔 미리 차에 올라탄다. 11시 20분~~5분이 남았다.
어라~~~종범성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다. “저 자리를 좀 비켜주시죠.” 저쪽에서 한마디 왈, 공기를 매질로 하여 귀에 도착하는 말 “제 자린디요”
아니 이양반이 무슨 농을 이리도, 불현 듯 스치은 불안한 생각에 차표를 펼쳐든 종범성 한마디 “이 차가 아닌가벼” 헐~~들여다 보니 아뿔싸
11시 20분 금호고속, 공교롭게도 지금시각 20분이다.
몸은 생각을 앞지른다. 지금 중요한 것은 스피드!
“광주에서 봐” 말을 허공에 남기고, 빛의 속도로 날아간다, 몇분뒤 무사히 서울에서의 곡예같은 탑승의 여정은 추억으로 물들고, 몸은, 차는 남도로 향해 10월의 황금연휴를 기약한다.
하늘이 우리를 이렇게 갈라놓으시는구나, 생이별이란 이런 것인가,
잘 가오, 그리고 또다시 만나오 헹님아
얼마나 좋은 일이 기다리길래 이렇듯 기나긴 여정의 어프로치가 있단말인가? 산너머 산이로다.
3.영암의 코스모스
광주에서 우여곡절의 끝에 종범성과 뜨거운 상봉을 한다.
그런데 광주터미널이 크다.
고속버스와 직행버스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다.
아줌마 아저씨, 학생 군바리, .....한마디로 남녀노소
영암행 직행을 탄다. 우리자리에 학생인 듯 앉아있다.
지방에서는 번호에 구애받지 않고 빈자리 마음되로 앉아도 되나보다. 그런데, 누군가 와서, “여기 제자리인데요, 비켜주세요.” 맞는말인데 이거야 원~~~우리 자리에 가서 여기 우리자린데 비켜달라한다. 건데 이놈이 뭔가 알아듣지 못할 말로 꿍시렁......꿍시렁.....그리고 일어난다. 하차를 한다. 그리고 시야에서 사라진다.
건데 저놈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탑승을 했으면 다른 자리로 옮기든지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헐~ 참
차가 출발한다. 영암을 향해서~~~
차안을 주욱둘러본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갑자가 생각나게 한다.
정확히 코스모스같은 느낌이었을것같은 건너마을의 소녀....
머리칼은 찰랑찰랑, 얼굴은 약간 야윈 듯 달걀형의 외모, 검은눈동자, 흰피부의 곱상하고 단아한 외모의 서울에서 내려온 소녀.........
그런 느낌의 소녀가 대각선 방향의 좌석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눈을 감고 곤하게 자고 있다. 아 좋은 시절이다.
700만이 봤다는 “써니”의 유오정이 지나가는 여고생들을 보면서, 지나온 자신의 싱그러웠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상념에 젖는 기분의 그런 기분이 엄섭해온다. 내가 유오정인가 나이를 먹은것인가,
어쨌던 찌든 영혼에 여름철의 소나기같은 청량제 느낌을 준다.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 영산포, 나주,~~등을 거쳐 영암으로 들어선다.
저멀리 거대하지는 않지만 올골차게 우뚝솟은 바위산이 떡 버티고 서있다.
하차를 하고 터미널 마트에 들러 생필품을 사고 있는데, 그 소나기의 코스모스같은 소녀가 들어서서 내 앞에 있다.
아 어디서 봤던가 이런 장면을~~~~~
서울에서 내려온 시골태생의 서울사람과,
공부를 위해 광주 도회지로 유학나간 순수의 코스모스같은 소녀
어느 지방소도시의 터미널 마트
나이는 중요하지가 않는다. 멈추어선 시간과 공간속에 그냥 있을뿐이다.
나와 소녀가~~ 밖에는 가을 바람에 이리저리 바람이 날리고 있다.
말이라도 한번 붙여볼걸...............
“학생! 눈동자가 사슴을 닮았어!”
아! 고만!그만!...... 소설같은 상상의 질주를 불혹의 연륜으로 다스리며,
다오름과 향암이 있는 천황사 야영지로 택시에 몸을 싣는다.
소나기여~~코스모스여~~ 소녀여~~ 바이바이!
4.등반전야
하루의 낮을 다 바치고 우리는 영암 월출산에 도착했다.
턴트가 한동, 두동, 석동 그리고 또 한 자리 용헌씨는 가족을 데리고 왔다. 자상한 아빠다.
매봉을 등반하고 저기 다오름과 향암이 내려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용헌씨는 몇 년전에 처음봤는데, 변함이 없다. 가무잡잡한 피부, 다부진 산악형 몸매, 자상한 아빠, 중간보스로서 조직의 질서와 안녕을 늘 생각해는 자세,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심...........음 그 뿌리가 다오름인가,
또 누군가 인사를 향암인줄 알았는데, 정현씨다. 본지가 한 2년이 넘었나,,,,,몰라봤다.
그때는 둥근선의 풍성한 느낌이었는데, 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유선형 몸과 얼굴선이 직선의 각을 보인다. 열심히 산행을 하였나보다.
매봉을, 선등을 섰다한다. 헐 그렇게나 등반실력이 늘었나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변하지 않는 무엇을,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기에 계절은 아름다워 진다. 등반열정에 맞추어 변하는 몸매의 그 정현 아름다운 변화이다.
선배기수로서 반성할 일이로다.
어둠은 주위에 몸을 풀고, 산꾼들은 옹기종기 모여든다.
일수형과 기영씨, 광수가 온다. 하루전 내려와서 가을을 만끽하고 순천만을 둘러 왔다 한다. 순천만의 낙조가 쥑인다는데...............
고속도로에서 기나긴 시간을 보내고 영직이가 도착한다.
가족을 데리고 내려왔다. 음 훌륭한 아빠다.
일수형은 애 운동회라는데 과감히 홀로 월출산으로 내려왔다. 일수형님은 연륜만큼이나 배짱???도 크시나보다. 아님..........가정정치의 달인인가 그것도 아니면 뭘까??? 나도 홤금연휴를 홀로 내려왔다.
“가화만사성”을 가슴에 새겨본다,
배짱도 좋고 달인도 좋고 여하튼..........
일수형님! 가정에 평소충실하리라 믿습니다요. 당근맞지요
다오름과 향암이 어우러져 월출산의 밤을 수놓는다.
기영씨의 호방한 웃음이, 산과 인간의 사연들이 밤속으로 녹아든다.
주위는 하나 둘 밤의 고요속으로 사그라들고, 아직도 이곳은 얘기꽃으로 어둠의 고요를 채운다.
주영길, 박헌희 향암의 미래를 밝혀줄 씨았이자, 기둥인듯하다.
붙임성도 사교성도 이바구보따리도 잘 푼다. 깍듯이 “예, 형님” 아직 귓가에 흐른다.
헌희란 친구는 가만히 듣자하니 군대 후배이다.
고수는 직설법을 피한다. 은유법과 비유법을 애용한다. 한때 포항오천부대에서 한 3년 생활했음을 말하면서 나의 출신을 드러낸다.
건데 저 친구, 병에서 하사로 직업군인을 하다 사회로 나왔다한다. 흰산을 가기위해서라라
“헌희! 자네 몇기라 했던가? 나가 601기 일세........”
주영길, 헬스트레이너라 했던가
헬스할려면 입담도 좋아야 하는가 보다.
하무튼 정감이 가는 친구들이다.
잎새가 그려진, 새어본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다섯.
피티피병은 하나둘 쓰러지고, 내일 사자봉의 선등자가 정해진다.
종범성, 승민, 용현, 그리고 정현,,,,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역사를 보고자 하는자 자지를 말어라
쌀쌀한 월출산의 가을밤은 깊어간다. 하나둘 종적을 감춘다.
5. 사자의 등에 올라타다.
바람계곡으로 접어든다.
어제 먹은 알코올이 땀으로 한방울 한방울 떨어진다.
줄을 메고 줄줄이 줄줄이........사자봉의 발바닥으로 접어든다. 어디가 정상인지 보이지가 않는다. 바위가 있고, 서울에서 여수에서온 바위꾼들이 바람속에 사자의 발아래 서있다.
1조 용헌씨가 앞서고 광수가 코뀐 듯이 따라 나선다. 그 뒤를 2조, 3조, 4조 종범성과 기영씨 그리고 내가 맨 마지막이다.
어럽게 한피치를 올라간다. 정말 어렵게, 편하게 올라들 가는데, 산행을 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래봬도 한등63기, 암벽35기인디.....이런 몸이 정말 바위에 착착 달라 붙지를 않네....
그러기에 평상시에 열심히 산행을 잘해야 하는것이여, 열심히 먹고살기위해 현실에서 바둥거렸다고 생각하면 나의 몸짓이 조금 위안이 될려나?
바위에서 떨어질줄 모르는 누구누구를 보니 조금 더 위안이 된다.
어려운 한피치가 끝나고 나니 조금은 나아지는 듯하다. 한피치 한피치 올라 드디어 사자 머리에 올라서기전 목덜미 정도 되나 보다.
암벽화를 갈아신고, 트레킹화로 갈아 신는다. 이렇게 편한 것을....한명 한명 사자의 머리위로 올라서기위해 작은 바위를 횡단하여 나아간다.
지나가는 말로 예전에 그곳에도 줄을 깔았다고 한다.
마지막선수, 나도 그곳을 지나간다.
내려설 때 왠지 찝찝한 기분이다. 트레킹화로 바위의 스탠스를 밝고 옆으로 이동한다.
어라, 순간 내몸뚱아리는 중력의 법칙을 만끽하며 밑으로 쑤악 사라져간다. 스탠스에서 미끄러진 것이다. 왠지 기분이.....찝찝하더라.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저 위에서 외마디 단발마가 들린다. 앗!
저아래는 천길낭떨어지인데, 내 몸은 어디쯤 있는것이여
미끄러지는 순간 내 두손은 본능적으로 앞에 늘어뜨려져 있던 줄을 잡는다.
떨어지는 몸은 멈춘다. 세상도 멈추어선다. 큰일 날뻔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바로 발아래인가 보다.
조상님이 도우셨다. 월출산산신령님이 굽어 살피셨다.
바위를 건너기전에 주위지장물을, 줄이 늘어뜨려져있고, 그아래로 몇그루의 소나무들이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안전하게 건너야 함을 망각하고, 멍청한 짓을 한 것이다.
바위에서는 절대로 안전하지 않으면 한발작도 나아가지 않으리.
기어올라간다. 여기가 사자머리이다.
옹기종기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하강을 한다.
60m의 자일이 사자의 머리에서 사자의 발로............저아래로, 아래로 길게 내려진다. 부는 바람이 세차다.
내려가는 저 아래는 무엇일까, 오름의 최종목적지인가,
새로운 오름을 위한 새로운 시작지점인가
누구나 저 높이 높이, 멀리 올라가려한다. 하지만
결국은 오른만큼 내려간다. 내려갈 수 있는만큼 올라가야하는 것인가?
별들에게 그 답을 물어봐야 하나?
.......................................................................
짜릿한 긴 하강을 하고 무사히 랜딩 휴우~~~
그리하여 사자봉을 향한 모든 오름짓은 마지막을 장식한다.
6.다시보자 월출산아
남도의 명산아래의 또하루의 밤을 잎새주로 수로 놓고 밤을 얘기에 얘기를 이어간다.
몇 년전 보았던 인수씨도 왔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예전그대로의 모습인듯하다.
1차선발대 일수행님, 기영, 광수는 서울로 먼저 출발을 하고, 가을을 만끽하고자 하는 후발대는 영현이의 인도로 월출산아래의 영암 실내암장으로 향했다.
개천절이라 관리인이 없다. 오름짓을 쉽게 단념하지 못한 유전인자를 가진 꾼들은 외벽아래에서 몸을 푼다. 그리고
승민씨가 길을 낸다. 위로 위로.....헐 쉽게도 사뿐사뿐 잘도 올라가는군. 발을 자유자재로 수직의 벽에서 지상의 몸짓을 연출한다.
다오름에서 승민씨의 등반은 자주 접하지 못한듯하다. 자주 나오질 않으니 당연한 것을......그의 자연스런 몸짓의 오름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간밤에 얘기가 생각난다. 인수봉을 오를 때 고수는 빨간암벽용 바지를 입는다고 한단. 카트라이트란 오락에서 빨간장갑 노란장갑 무지개장갑....검은장갑등 나름 고수들의 세계에서도 불문율이 있는가 보다. 아직 입고싶으나 입어보지를 못했다 한다.
승민씨! 그냥 빨간색하나 사서 입어....원래 직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빨간바지를 입으면 실력도 빨간색으로 업그레이드 돼지 않을까나!
나도 빨간바지를 두고 고민을 할 날이 있을까나
그 다음으로 용헌이가 오르고, 다들 오른다. 정현씨는 몇 번 고배를 마시다 마지막 탑을 찍는다. 난 찍지 못했다.
7.상록수역
모든산행일정을 마감하고 서울로 서울로 ....밀린 도로를 뚫고 드디어 심훈의 상록수역에 도착 저녁을 간단히 하면서 삼겹살에 소주한잔....잎새주를 달라는데 없다. 그렇치 여긴 월출산이 아니지.......월출산! 가을산행을 모두 마친다.
4호선에 몸을 싣는다. 아 빨리 집에가고 싶다.
집에 있으면 집을 뜨나고 싶고, 집을 떠나면 또다시 집이 그리워진다.
이런 것이 내삶의 순환사이클인가 보다. 또 언제 집을 떠나볼거나,
자주자주 떠나기를 희망한다. 얼추 시간이 다가온듯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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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름, 향암...........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모처럼 한 글 올리려다, 너무 숙성을 시킨 글이 되었습니다.
뭔 야그를 하고싶어 길게길게 쓴것인지 무언가 속이 허전해서 그러한 것인지.........헷갈리네요.
그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생각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래요.
다시 산행에서 만나겠습니다.
2011.시월의 끝자락에
최언식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