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홍천 팔봉산

by 장일경 posted May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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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담당자 : 장일경
◎ 대 상 산 : 홍천 팔봉산
◎ 산행코스 : 팔봉산 1봉-> 8봉
◎ 산행기간 : 5월 29일 (일요일)
◎ 산행지역날씨 : 아주 맑고, 바람없고 조금 덥고!
◎ 산행방식 : 그냥 걷기

⊙ 산행내용 :
금요일 저녁 운동하고 오는 길에 통닭 먹자는 아들 전화에 그래 통닭에는 생맥주!로
화답하고는 야심한 밤에 냅다 레이스를 펼쳤다.
막 운동을 마친 후라 그냥 맥주는 좀 싱겁다.
그러면~~ 간을 쳐야지! 그렇게 소주병이 덩달아 나자빠지고..
아침에 눈을 뜨니 엊저녁 술마신 표가 난다.

나른한 육신을 이끌고 수영장으로 가며 “오늘은 대충 뒤따라만 다녀야지~”
그런데 이런~ 강사가 생전 안하던 기록을 재 보잔다.
기록을 잰다는데 또 질 수야 없지!
그렇게 한시간 동안 이 영법 저 영법으로 빡시게 첨벙대고 집에 오니 춘천 용화산이고 뭐고
아무 생각이 없다.

아침 먹고는 그냥 너부러져 잤다.

오전내 이리 딩굴 저리 딩굴 하다, 남해 보리암 올라간다는 일수형 전화도 받고,
모모일행은 삼각산 진달래 능선으로 갔을 거라는 얘기도 전해 듣고,
엊저녁에 대충했으면 나도 지금쯤 용화산을 오르고 있을텐데....
살짝 후회도 된다..
- 괜히 마셨어~ 괜히 마셨어~.

저녁 무렵 승룡 전화가 오고 그렇게 또 식구들과 저녁겸 술자리가 만들어지고,
9시나 됐나? 1차, 2차를 마치고는 집에와서 입가심으로 또 맥주 한잔하고 졸도!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낭창하게 늘어져 있다가,
안된다! 오늘은 가자! 어디로? 산으로~~
오전 11시가 넘은 시간에 발작하듯 배낭을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춘천을 가기에는 너무 늦지 않느냐는 옆집 아저씨의 염려를 뒤로하고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아무래도 용화산 가기에는 좀 늦은 시간이다.
객기를 멈추자! 현실적으로 돌아 올 때 길도 많이 막힐 것 같고.
해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홍천 팔봉산이다.
예전에 가볼려다 미쳐 못가본 산이다.
얼른 내비게이션을 찍어 보니 마침 남춘천IC에서 가깝다.

옳타구나!~~ 무조건 팔봉산으로 방향을 바꿔서 달려간다.

팔봉산 들머리로 찾아가니 매표소 앞에 왠 남근석과 남근목이 떡!하니 나를 반긴다.
이 무슨 에로틱한 토테미즘? 뭐~어쩌라고!
아무튼 그 기운을 받아서 출발~~~

1봉을 향해 올라가는 데 길이 잘 다듬어진 산책로 같다.
덥다! 바람도 없고. 엊저녁 마신 술 때메 목도 마르다.
물 500리터를 천천히 몸에 보충을 시키고나니 해갈이 된다.

1봉에 도착하니 그래도 봉우리라고 바람이 좀 있다.
봉우리가 바위 봉우리라 동아줄도 깔려있고 철계단을 다 설치해 놨다.
그렇게 2봉, 3봉 지나고 4봉에 오니 해산굴 표지판이 있고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그 작은 구멍을 어떻게든 통과해 볼려고.
그래서 나도 줄섰다.
꼭 개구멍 같은 해산굴을 순산으로 통과하고 나서부터는 일군의 동창회 행렬의
뒷줄에 서서 졸졸 따라 가려니 답답하다.

5봉, 6봉을 답답하게 뒤따라 가다가 7봉을 못미처서 추월을 단행했다.
그렇게 내달려서 7봉을 거쳐 8봉을 지나 하산길로 접어든다.

근데 이거 등반코스가 너무짧다.
더운 날씬데도 땀도 별로 안난다.

가파른 하산길을 살랑살랑 내려오니 홍천강이 쉬원하게 펼쳐진다.
강가에서 유람하는 사람들을 지나쳐 출발지로 돌아오니 채 2시간이 안걸렸다.

아~ 짧아도 너무 짧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얼른 집으로 차를 몰아 온다.

집에 도착하니 집사람이 산에 갔다온거 맞냐고 되묻는다. 쩝!

그래도 산인데 갔다와서 뒷풀이가 없으면 안되지.
집사람 꼬셔서 마트가서 싱싱할 뻔한 광어회+세꼬시 사서 혼자 뒷풀이를 하는 데
딸랑 2시간 워킹하고 회 두접시 놓고 뒤풀이 하려니 조금 멋쩍다.

어째거나 그렇게 구색은 다 갖춘 산행을 마치고 다가오는 일주일의
전투를 위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며 또 그렇게 한 주의 고단함을 쌈박한
산행으로 달랬다는 만족감에 침잠의 늪으로 쏙~~빠져 든다.

다음엔 진짜 춘천 용화산 한번 다녀 와야지... 좋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