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오름 2017년 등반축제를 돌아보며...]
1.춘클릿지와 유선대 가을풍경
강촌의 붉고 노란 단풍을 스쳐지나온 바람의 향기가 맴돌고 의암댐을 바라보며 올라선 춘클릿지의 짜릿한 길과 유선대의 아기자기한 바윗길들이 아른아른 거린다. 이번 등반축제는 하나둘 모여 15명이나 참석한 가운데 강촌의 가을 풍광속에서 이루어졌다.
사전 카톡의 줄기찬 나눔속에 차량으로, 전철로 강촌으로 모여들었다.
이른 아침 9시08분 춘천행 전철에 몸을 싣는다. 상봉역에서 조우한 명주와 대중이 함께 강촌으로 달려간다. 중반을 지나 끝으로 달려가는 가을을 만끽하기 위한 아줌마 아저씨들로 차량은 가득 찬다. 상봉역 출발열차의 빈자리를 자기들 동료몫까지 선점하려는 몰상식한 인간들의 군상이 즐거운 강촌행에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알수 없는 설레임과 낭만이 베어있다.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창밖을 수놓으며, 무심한 흐름의 강줄기가 목가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촌역에 도착하여 내일 올라갈 itx청춘열차를 예매한다. 강촌역 발권기에 5장을 11월5일 18시16분인가를 모니터의 절차속에 진행하고 결재를 한다. 찌익...찌익이익~~결과물을 혀로 내민다. 어라 그런데 어떡해 된것인지, 4일자로 출력이 된다. 이런이런.....두리번 거려 역무원실로 들어선다. 어쩌구 저쩌구 사정얘기를 늘어 놓는다. 연세가 지긋하신 철도원께서 취소하고 다시 발권해 주신다. 놀랍게도 입석이 좌석으로 바뀌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내일 상경은 편히 등반후의 안식을 취하면서 갈수 있을 것이다. 세옹지마~~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은 악화가 양화를 만들어 내듯이 기쁜일을 이끌고 오는 것이 삶의 큰 순환사이클이 아닐까...그래서 미야무토 무사시는 크게 기쁠 것도 크게 슬퍼할 것도 없다고 했는가....
기다림의 시간뒤 원누님과 조우를 하고 의암댐을 지나 춘클릿지로 접근한다. 이곳은 주차에 어려움이 많다. 다행히 춘클 초입을 지나서 어는 유원지 카페진입로측에 주차한다. 스타트가 좋다.
늦가을의 분위기 물씬 풍기는 도로의 단풍속을 지나 도로를 거침없이 횡단하고 춘클릿지 초입으로 들어선다. 2년전인가 6월6일 박대장과 승진 그리고 나 이렇게 춘클을 와서 그런지 비스듬히 길게 누운듯한 자태가 편하게 맞아준다.
박대장이 앞서고 다음다음순으로 올라간다. 대중이 2주전인가 아깝게 오르지 못한 이길을 신상헬멧을 반짝이며 올라간다. 잘올라가는데 시간이 갈수록 등반이 진행될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거칠어진다. 호섭형이 온듯한 착각이 든다. 명하노니 이제 호섭대중으로 명한다. 이몸은 말번이다. 이번에는 좀 자신이 붙는다. 릿지화로 올라선다. 2년전엔 암벽화로도 낑낑거리며 생비지땀을 흘리고 등반후 영종도 복귀해서는 통풍으로 또 다시 낑낑거리며 아픈다리로 전국적인 메르스의 진통속을 뚫고 서울의 병원으로 ...그 이후 나는 꼬박꼬박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있다. 다행히 3피치까지 잘 올라간다. 릿지화로...
영종도를 떠나온후 집근처 암장에 다니고 있는 효과인지도 ...
문제는 문제의 4피치 기존의 좀 편한 길을 마다하고 약간 오버의 난코스로 붙는다. 박대장이 올라서고, 명주가 오른다. 쉽지 않는 어려운 길인가 보다. 다음으로 승진이 오른다. 예전에 비해 몸놀림이 가볍지가 않다. 그래도 꾸역꾸역 올라간다. 말번으로 마음으로는 이미 등반이 끝난듯한 길에 달라붙어 올라간다. “적벽의 꿈” 마음같아서는 쉽게 올라설 듯 했는데 갈수록 힘은 떨어지고 잡힐 듯 잡힐듯한홀드는 잡히지 않고 에너지는 바닥이다. 중간쯤에서 대롱대롱 메달린다. 허공에 메달려 있다는 것은 그리 기분이 좋은일은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그렇게 한참을 시름하다, 승진의 빌레이로 서서히 내려선다. 휴~~ 적벽의 꿈은 역시 꿈으로 끝났다.
박대장과 원누님 대중은 다음피치로 정상을 밟아내리고, 우리는 적벽의 꿈아래에서 마무리한다.
4시반경인가, 급비탈을 돌고돌아 처음 시작점으로 내려선다. 모두들 합류하여 원누님차량에 6명이 몸을 꾸겨넣는다. 유선대 하단에서 야영할수 없어 옮겼다는 강촌 어는 오토캠핑장으로 들어선다.
그날 많은 얘기들이 일들을 생산했고 일들이 얘기를 낳았다.
아마도 좋은 추억^^으로 두고 두고 남을 것이다.
그 다음날 13명이 유선대에서 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등반축제를 즐겼다.
3~4개의 코스를 가끔은 쉽게 자주는 힘겹게 오르면서 서로의 등반력을 뽐내며, 부러워하며 그렇게 바위에 붙은 긴장의 시간에서 슬그머니 긴장을 내려놓으며 보내는 가운데
가볍게 생각할수 없는, 하강시 빌레이에 대한 느슨함이 자일길이부족으로 그리고 그리그리를 빠져나간 줄은 대순의 짧은 추락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큰 부상없이 걱정속에 마무리 되었지만, 반성하고 예방에 대한 고민과 숙제가 남았다.
산의 짧은 해를 고려해 3시반경부터 등반축제의 뒷풀이와 참가 및 시상식을 페출렌턴으로 전달하며 모든 공식적 행사를 마감한다.
각자의 집으로 기수를 돌리는 이들에게 짧은작별을 나누고 itx 청춘열차에 뻐근한 몸을 뉘인다.
청량리에 도착 포장마차에 들른다. 마차안에서 모두들 눈이 휘둥그래 진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들어서는 그대들은 누구신가 하는 눈빛으로...
승진의 생일을 우리들의 마음을 담아 조촐히 치른다.
각자 집으로 마지막 산행을 종결하기 위해 전철로 차량으로 몸을 옮긴다.
2.등반축제중 이런저런 상념들
<“축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는 메시지가 있다. 치매를 앓든 노모가 돌아가시면서 겪게 되는 가족간의 갈등이 유교적 장례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술먹고 싸우고, 노름하고, 핏대올리고...갈등과 화해의 실마리가....우리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녹아있다. 왜 영화제목이 축제인지를...한바탕 모든 것이 나타나고 증폭되고 갈등을 지나 이해와 화해로 서서히 마무리되는....
삶의 일상적 단면이 바로 축제인 것이다.
이번 등반축제는 그런 일상의 단면들로 채워진 그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축제의 모습을 갖추었다.
<“恕(서)”>
공자와 그의제자 자공의 대화 한마디
자공: 일언으로 종신토록 행할 만한 것이 과연 있겠나이까
공자: 그것은 恕(서)이니라, 恕(서)는 己所不欲(기소불욕) 하고 物施於人(물시어인)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마라
非也 予一以貫之 ...(비야 여일이관지)나는 하나로서 세상의 이치를 꿰뚫은 자이니라.
<“일족일도의 거리”>
검도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한 요소는 바로 상대와 나의 거리이다.
원거리, 근거리, 일족일도의 거리가 바로 그것인데, 원거리는 너무 멀어서 아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거리이며, 근거리는 너무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 피해야 하는 거리이다. 제어 할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족일도의 거리는 상대의 공격을 제어 할 수 있고, 거리를 순간적으로 좁혀 들어가 공격이 가능한 그러한 적정한 거리이다.
우리사는 세상의 인간관계도 또한 그러한 거리를 갖어야 한다.
관계란 것이 원거리에서 접근하여 어느날 가까운 거리로 그리고 더욱더 친밀이라는 더 가까운 거리에 놓이게 된다. 그러다 우리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다만 그러한 것이 곧바로 회복이 되면은 좋은데 그러하지 않을 때 우리는 힘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래서 일족일도의 거리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회사에서, 친구사이에서, 연인사이에서, 부모자식간에, 부부간에,......모든 것의 사이에서, 잊지말아야 한다.
2017.11.20. 최언식 총무
품격있는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