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1월 13일
산행자: 장일경 & 그의 각시.
산행구간: 도봉산입구- 도봉대피소-마당바위-신선대-경찰구조대- 도봉산입구.
산행시간: 4시간 30분 가량.
1월 초부터 집사람과 새삼 신혼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아들 놈은 각고의 시도 끝에 부산에 있는 부일외고로 전격 전학을 보내 기숙사 생활에 들어가고, 작은 딸은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2주간 보내고 나니 덩그러니 집에 둘만 남았다
.
결혼생활 17년차 이지만 결혼 후 곧바로 큰 놈이 태어나고부터 부부만 지내게 된 시간이 거의 기억에 없다.
아주 자유롭게, 살짝 무료하게, 때로는 오붓하게 그렇게 아이들 없는 부부만의 허락된
시간을 보내고 이제 몇 일 후면 재잘재잘- 잠오는 사람 뒷통수에 대놓고도 하루 일과를
낱낱이 고하고야 마는- 이야기꾼인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가 돌아온다.
아내는 몇 일 남지 않은 free time의 끝자락을 부여 잡고 싶은 모양이다.
몇 일 전부터 동해안 여행이나 하자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 아! 이 사람아~ 주말에 영동지방에 폭설이 20cm나 더 온다는데 어떻할려고 그래~”
계속 삑사리 나고 있는 일기예보를 앞세워 일단 장거리 여행은 살짝 잠재우고 복심으로
가지고 있던 신년산행을 슬쩍 대안으로 내 놓는다.
“사실 화천 산천어 축제도 괜찮은데~ 눈 때문에 운전이 어려울 것 같고, 어디 가까운 산이나
갔다 오까?”
“ ………”
대답이 없다.
강한 부정이 없으므로 일단 긍정으로 내 마음대로 간주하고 일요일 아침을 먹고는 오랫동안
개켜져 진열돼 있던 집사람 등산복 등을 끄집어낸다.
날씨가 집사람에게는 좀 추울 것 같아 고산 원정도 끄덕 없을 만큼 중무장을 시키고 집을 나선다.
“가자! 도봉산으로!”
“………..”
이런걸 두고 포카 페이스라고 하나? 집사람 표정에서 내켜하는지 내켜하지 않는지
당췌 내심을 읽을 수가 없다.
아마 산행은 그리 달갑지 않은데, 신랑이랑 둘이 간다 하니 굳이 마다하지 않고
따라 나서는 것이지 싶다.
냉큼 차를 몰아 외곽 순환도로를 쌩~ 달리는데 악셀레이터를 너무 세게 밟았나?
송추유원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안내 표지판이 휙~ 지나간다.
이런~ 너무 지나왔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고서야 어렵게 도봉산 입구에 도착!
조금 추위와 허기를 느껴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그때가 1시 30분쯤.
“여기가 포돌이 광장이고, 여기는 도봉서원이고…..” 내가 무슨 유적지 가이드인양 별로 귀담아 듣는 것 같지 않는 집사람에게 억지로 손짓까지 해가면 너스레를 떤다.
도봉산장에 도착해서는 더욱 의기양양해서 구석구석 마치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 덕지덕지
베어 있는냥 구구절절 설명을 해 댔다.
집사람은 그냥 가던 길이나 빨리 가자는 표정이다. ㅠㅠ
종합교장을 지나고 천축사를 지나고- 물론 천축사 화장실에서 보는 wonderful한 전경도 설명 해주고 화장실 가볼 거야고 물어보니 그냥 가 잔다. 우이쒸~ – 이내 오늘의 목적인 마당바위에 도착했다.
위험하니 조심해서 완만한 옆길로 오르라고 얘기하고는 보란 듯이 마당바위 짧은 슬랩을
뒷꿈치 확실히 세우고 바들바들 오른다.
아내는 조금의 걱정과 저 인간 좋은 길 놔두고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보여줄 건 보여준다.
마당바위에서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군밤과 따뜻한 커피 한잔하고 집사람이 그리 힘들어 하는 것
같지 않아 신선대까지 가기로 급 수정을 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좀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다들 내려오는 사람 일색이고 오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천천히 오르기를 한참 만에 신선대밑 짧은 암릉지대에 도착했다.
등산화를 붙여보니 눈이 얼어붙어 미끄럽기 그지 없다.
아이체인을 꺼내 집사람 신겨주고 나도 신는다.
집사람이 의외로 쇠 난간을 잡고 잘 오른다.
좁은 신선대 정상에는 살찐 참새 두마리와 우리 부부 뿐이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못 참을 만큼 춥지는 않다.
잠깐 전경을 즐기고는 곧바로 하산 하려다 말고
“저기가 만장봉인데 내가 했자나~” 살짝 자랑을 하려고 하니 빨리 내려 가잔다. ㅠㅠ
올라올 때와는 달리 내려 가려니 바위가 더욱 조심스럽다.
장갑을 꼈지만 난간을 잡은 손도 시리고 얼어붙은 바위가 미끄럽기 그지 없다.
“요렇게 뒤로 돌아서 발 딛을 곳을 정확히 보고 딛고, 손은 쇠 난간이나 바위 튀어나온 부분을 꽉 잡고 조심 조심 내려 가면 돼” 몸으로 시연을 보이며 친절히 설명을 하는데 벌써
다른 쪽 난간을 잡고 나보다 먼저 내려 가고 있다. 이런~~.
바위가 체질에 맞는대나~ 어쩐대나~.
날이 저물 것 같아 하산길을 재촉하며 내려오다가 선인봉 밑에 다달아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집사람을 박쥐길 출발 지점으로 몰아 간다.
“여기가 박쥐길인데 저기가 박쥐날개! 내가 저거 뜯고 올라갔자나!”
화장실 급하다고 빨리 가잔다.. 후~~~~~ 황소 콧김 빠지는 소리가 절로 난다!
석굴암을 돌아 경찰구조대 앞을 지나며 할아버지 한 분이 여름 런닝에 가죽잠바 앞쟈크 열고는 해가 저물고 있는 선인봉 밑자락에 서성거리고 계신다고 알리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다오름 야영터에 델꼬가서 여기가 서방님 주무시는 곳이라 설명하는데 짧은 오르막이지만 내려갈 길 올라오게 했다고 한소리 듣고 다시 하산..
6시 10분에 도봉산 입구에 도착해서 오리 주물럭에 난 막걸리 한잔 하고 갈려고 눈치를 보니 벌써 속을 알고는 해 떨어져서 운전 못한다고 그냥 가잔다.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집사람은 벌써 고른 숨을 쉬며 잠이 들었다.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데 너무 내 기분에 장시간 힘든 산행을 한 거는 아닌지 염려가 된다.
저녁내 다리가 아리다고 커다란 쿠션 다리밑에 끼고는 종아리 주무르라고 난리다.
자다가 새벽에 종아리 한번 더 주무르다 잤다! ㅠㅠ
실로 간만에 같이한 흐믓한 산행이었다.
“어~이 종아리 계속 주물러 줄 테니 건강하게 살자!”
산행자: 장일경 & 그의 각시.
산행구간: 도봉산입구- 도봉대피소-마당바위-신선대-경찰구조대- 도봉산입구.
산행시간: 4시간 30분 가량.
1월 초부터 집사람과 새삼 신혼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아들 놈은 각고의 시도 끝에 부산에 있는 부일외고로 전격 전학을 보내 기숙사 생활에 들어가고, 작은 딸은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2주간 보내고 나니 덩그러니 집에 둘만 남았다
.
결혼생활 17년차 이지만 결혼 후 곧바로 큰 놈이 태어나고부터 부부만 지내게 된 시간이 거의 기억에 없다.
아주 자유롭게, 살짝 무료하게, 때로는 오붓하게 그렇게 아이들 없는 부부만의 허락된
시간을 보내고 이제 몇 일 후면 재잘재잘- 잠오는 사람 뒷통수에 대놓고도 하루 일과를
낱낱이 고하고야 마는- 이야기꾼인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가 돌아온다.
아내는 몇 일 남지 않은 free time의 끝자락을 부여 잡고 싶은 모양이다.
몇 일 전부터 동해안 여행이나 하자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 아! 이 사람아~ 주말에 영동지방에 폭설이 20cm나 더 온다는데 어떻할려고 그래~”
계속 삑사리 나고 있는 일기예보를 앞세워 일단 장거리 여행은 살짝 잠재우고 복심으로
가지고 있던 신년산행을 슬쩍 대안으로 내 놓는다.
“사실 화천 산천어 축제도 괜찮은데~ 눈 때문에 운전이 어려울 것 같고, 어디 가까운 산이나
갔다 오까?”
“ ………”
대답이 없다.
강한 부정이 없으므로 일단 긍정으로 내 마음대로 간주하고 일요일 아침을 먹고는 오랫동안
개켜져 진열돼 있던 집사람 등산복 등을 끄집어낸다.
날씨가 집사람에게는 좀 추울 것 같아 고산 원정도 끄덕 없을 만큼 중무장을 시키고 집을 나선다.
“가자! 도봉산으로!”
“………..”
이런걸 두고 포카 페이스라고 하나? 집사람 표정에서 내켜하는지 내켜하지 않는지
당췌 내심을 읽을 수가 없다.
아마 산행은 그리 달갑지 않은데, 신랑이랑 둘이 간다 하니 굳이 마다하지 않고
따라 나서는 것이지 싶다.
냉큼 차를 몰아 외곽 순환도로를 쌩~ 달리는데 악셀레이터를 너무 세게 밟았나?
송추유원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안내 표지판이 휙~ 지나간다.
이런~ 너무 지나왔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고서야 어렵게 도봉산 입구에 도착!
조금 추위와 허기를 느껴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그때가 1시 30분쯤.
“여기가 포돌이 광장이고, 여기는 도봉서원이고…..” 내가 무슨 유적지 가이드인양 별로 귀담아 듣는 것 같지 않는 집사람에게 억지로 손짓까지 해가면 너스레를 떤다.
도봉산장에 도착해서는 더욱 의기양양해서 구석구석 마치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 덕지덕지
베어 있는냥 구구절절 설명을 해 댔다.
집사람은 그냥 가던 길이나 빨리 가자는 표정이다. ㅠㅠ
종합교장을 지나고 천축사를 지나고- 물론 천축사 화장실에서 보는 wonderful한 전경도 설명 해주고 화장실 가볼 거야고 물어보니 그냥 가 잔다. 우이쒸~ – 이내 오늘의 목적인 마당바위에 도착했다.
위험하니 조심해서 완만한 옆길로 오르라고 얘기하고는 보란 듯이 마당바위 짧은 슬랩을
뒷꿈치 확실히 세우고 바들바들 오른다.
아내는 조금의 걱정과 저 인간 좋은 길 놔두고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보여줄 건 보여준다.
마당바위에서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군밤과 따뜻한 커피 한잔하고 집사람이 그리 힘들어 하는 것
같지 않아 신선대까지 가기로 급 수정을 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좀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다들 내려오는 사람 일색이고 오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천천히 오르기를 한참 만에 신선대밑 짧은 암릉지대에 도착했다.
등산화를 붙여보니 눈이 얼어붙어 미끄럽기 그지 없다.
아이체인을 꺼내 집사람 신겨주고 나도 신는다.
집사람이 의외로 쇠 난간을 잡고 잘 오른다.
좁은 신선대 정상에는 살찐 참새 두마리와 우리 부부 뿐이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못 참을 만큼 춥지는 않다.
잠깐 전경을 즐기고는 곧바로 하산 하려다 말고
“저기가 만장봉인데 내가 했자나~” 살짝 자랑을 하려고 하니 빨리 내려 가잔다. ㅠㅠ
올라올 때와는 달리 내려 가려니 바위가 더욱 조심스럽다.
장갑을 꼈지만 난간을 잡은 손도 시리고 얼어붙은 바위가 미끄럽기 그지 없다.
“요렇게 뒤로 돌아서 발 딛을 곳을 정확히 보고 딛고, 손은 쇠 난간이나 바위 튀어나온 부분을 꽉 잡고 조심 조심 내려 가면 돼” 몸으로 시연을 보이며 친절히 설명을 하는데 벌써
다른 쪽 난간을 잡고 나보다 먼저 내려 가고 있다. 이런~~.
바위가 체질에 맞는대나~ 어쩐대나~.
날이 저물 것 같아 하산길을 재촉하며 내려오다가 선인봉 밑에 다달아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집사람을 박쥐길 출발 지점으로 몰아 간다.
“여기가 박쥐길인데 저기가 박쥐날개! 내가 저거 뜯고 올라갔자나!”
화장실 급하다고 빨리 가잔다.. 후~~~~~ 황소 콧김 빠지는 소리가 절로 난다!
석굴암을 돌아 경찰구조대 앞을 지나며 할아버지 한 분이 여름 런닝에 가죽잠바 앞쟈크 열고는 해가 저물고 있는 선인봉 밑자락에 서성거리고 계신다고 알리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다오름 야영터에 델꼬가서 여기가 서방님 주무시는 곳이라 설명하는데 짧은 오르막이지만 내려갈 길 올라오게 했다고 한소리 듣고 다시 하산..
6시 10분에 도봉산 입구에 도착해서 오리 주물럭에 난 막걸리 한잔 하고 갈려고 눈치를 보니 벌써 속을 알고는 해 떨어져서 운전 못한다고 그냥 가잔다.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집사람은 벌써 고른 숨을 쉬며 잠이 들었다.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데 너무 내 기분에 장시간 힘든 산행을 한 거는 아닌지 염려가 된다.
저녁내 다리가 아리다고 커다란 쿠션 다리밑에 끼고는 종아리 주무르라고 난리다.
자다가 새벽에 종아리 한번 더 주무르다 잤다! ㅠㅠ
실로 간만에 같이한 흐믓한 산행이었다.
“어~이 종아리 계속 주물러 줄 테니 건강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