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설악캠프 2진]
일시:2019.08.16~18
참석: 박종범 등반대장, 원정화, 양미정, 최언식....4명
바윗길: 울산바위 문리대
등반시각: 11:30(등반)~20:00(하강)
계절의 경계에 있던 날씨는 어느날 한발 더 디뎌 나아간다. 가을속으로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다. 아이는 개학을 맞이하고 시간은 하반기로 본격적으로 접어든다.
하계설악캠프 1진이 8월초에 천화대를 다녀간 후 팔월중순으로 접어든 시점, 회장으로서 괜한 의무감이 설악으로 나를 이끈다.
16일(금) 휴가를 못내고 오후 5시경 설악을 향햐 차를 몬다. 다오름하계캠프 2진 참여를 위해 약 7시경 설악c야영장에 도착, 다오름(종범대장, 미정, 원누님)과 여수 향암산악회와 합류 접선한다.
오랜만에 향암과 한잔의 회포를 풀어본다. 다오름은 술을 먹는자 나뿐이네...
회포의 잔에 소주와 맥주와 어느순간 호랑산의 벌주가 늘씬한 곡선을 드러낸다. 몸에 좋탄다...내일을 위해 12시경 취침한 듯 하다. 밤공기가 서늘하니 좋다. 분명 여름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17일 토요일 아침 7시경 야영장을 떠나 설악 울산바위로 향한다. 신흥사앞 주차을 하고 어프로치를 한다. 울산바위로 렛츠고~~~
2006년 한등암벽반 교육시 설악에서 빗속의 일주일 마지막날 울산바위 릿지(나들이 길로 추정됨) 졸업등반의 기억이 가물가물 바위의 이끼처럼 또 피어난다.
쉬엄쉬엄 계곡을 지나고 흔들바위(흔들바위가 저곳에 있었나...어째 아담한 크기기 아기자기하다.) 도 지나고 일반인이 가지 않는 길로 접어들고 울산바위를 바로 코앞에 둔다. 09;30경 되었나...전날 먹은 회포의 잔이 계속 뱃속을 자극한다. 야외 어둑한 바위밑으로 한번 두 번 3번인가 들락거린다. 등반하기 까지 쭈욱~~힘 빠진다. 어프로치 과정이 제되로 되는 것인지....
문리대길이 어디로 나 있는것인지 알수 없다. 내눈에는....
큰 울산바위 앞에는 부산에서 온팀과 또 다른 한팀이 문리대길앞에 포진해 있다. 그리고 등반을 시작한다.
앞팀과 뒤팀이 거의 10명이 넘는 듯? 하다.이리보고 저리보고 누워보고...오르는 그들을 보고 또 본다. 바람이 세차게 큰바위앞을 시위하듯이 훑고 휘익 불어간다. 향암이 비너스쪽으로 접어들고... 우리의 등반대장이 올라간다. 2번 원누님 3번 미정누님 그리고 말번이 이몸이다.
11시반경 등반대장이 오른다. 참 쉽게도 오른다.
불과 3달전 지난4월 수술을 받은 사람인데 참 대단하다. 끊임없이 그를 오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수도사가 도를 구하듯이 그는 바위길에서 도를 구하는 것인가...
도인인가~~~
세상은 모든 것이 배움이다.
2번 원누님이 오르고, 3번 미정누님이 오르려다. 몸의 컨디션 난조로 등반을 접는다. 내가 오른다. 끙응~~차 올해들어 2번째 등반이다, 등반대장과 수술전 도봉산 요세미티 가는길을 4월달 오른 이후로...
그동안 등반근육은 턱걸이 한 것이 전부다. 오늘 좀 덕을 볼려나...1피치를 올라서면서 용을 너무 썻나 머리가 찌근거린다. 혈관으로 피의 압력이 급격히 높아졌나 보다. 릴랙스 릴랙스...혈관을 달랜다. 호흡조절~~~휴우~~그리고 2피치 3피치를 그래도 무난히 올라선다. 바위길이 맛깔난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원누님이 3피치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등반대장 왈~~자일 드리면 내려갈수 있겠어요...오 노~~
그런 대화가 간간이 지나가고 얼마의 휴식을 취한 원누님 기사회생...위로 고고의 의지를 불태운다. 그래서 또 오른다.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걸로 아는데 참으로 대단한 여인이다. 굴하지 않고 올라간다.
세상은 또 배움을 던지고 본받게 한다.
장소가 바뀌면 잠도 편히 못 드신다는데 극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속으로는 탈출해도 좋을 듯 하다. 시각은 오후 2시를 지나고 3시를 지나려 한다.
그렇게 큰 크랙과 인공으로 위로 위로 한피치 한피치...4피치 인가에서 길을 잘못 잡아가다 다시 큰바위 옆으로 나아간다. 등반대장이 시야확보가 되는 바위 크랙사이에 캠을 들이밀고 빌레이로 전환한다. 캠으로 확보를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닌데 어쩔수 없는 상황....낑낑 오르고 옆으로 나아가니 캠이 3개가 양 바위틈을 이빨로 꽉 물고 있다. 이정도면 안심이다.
확보위치가 좁다. 스탠스가 없다. 5피치를 향하고 끝난듯한데 계속 피치는 이어지고 5피치, 6피치, 7피치 인공으로 계속 전진...이제 하늘이 열릴 순간이 다 된듯한데...마지막 곰바위 하단지점에 마침내 이르고 가벼운 걸음으로 곰바위가 확연히 초면이지만 그 자태로 알아 볼수 있는 곰바위앞 너른바위에 도착, 긴 숨을 토해낸다.
하루가 길다. 설악의 날선 바람을 뚫고 올라온 바위길이 길고 멀다. 그래도 올라서니 기분은 좋다. 뿌듯한 성취감...시각이 6시 반경이다. 거의 6시간 반을 올랐다. 바람이 시원하게 여기서 저기로 불어오고 불어간다. 곰바위를 배경으로 찰칵찰칵 그리고 안녕...또 보오자아...,
하강을 시작한다. 1번, 2번, 말번으로 1피치를 하강하고 2피치 약간의 오버행...3피치, 4피치, 30미터 단위로 내린다. 어둠이 개스처럼 밀려온다. 5피치 어둠이 바위를 덮고 주위를 잠식한다. 시간 단축을 위해 등반대장이 까베스통을 한다. 좌우로 내린다. 그리고 말번이 두줄로 내려간다. 하루종일 속을 비우고, 바위에 붙어서 용을 쓰다보니...근육이 간간이 경련이 마비가 온다. 오 노오~~우측 어깨 그리고 좌측 어깨...또 왼발꾸락이 쥐가 찾아온다. 냐옹ㅇ옹~~~
드디어 마지막 하강구간 저아래 바위의 땅이 반갑다. 긴항해 끝 뱃사공들이 갈망하는 뭍과 똑같은 기분이리. 7피치 하강인가 빨리 땅에 닿고 싶다.
선녀의 하강처럼 살포시 내리 앉고 싶다.
옅은 밤의 색깔은 더욱더 짙어지고 저녁 8시경 하강을 완료...
나의 렌턴은 약한 불빛을 흘리고 종범대장의 렌턴은 강한 빛을 내쐬어 주변을 밝힌다. 장비를 대충 구겨넣고 아래로 향한다. 두 개의 랜턴빛이 있어 다행이다. 언제 하강을 할지 알수 없지만 항상 렌턴은 챙겨야 한다. 사소한 그런것들이 진정한 순간에 위기를 모면할 수가 있다.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하소서...그럴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강한 빛이 내리쏟도록 항상 밧데리도 빵빵하게 채워놓아야 한다.
낮의 밝은 길을 더듬어 밤의 어두운 길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짙은 어둠속 하산객은 우리 셋뿐이다. 조용한 설악의 밤길이여~~저 검은 옆으로 계곡물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잠시 그 시원한 어둠저쪽의 물소리를 어둠과 소리를 영상으로 담아 본다.
어둠속에 스며들어 1시간을 더내려 사람의 움직임이 없는 길가의 절안으로 무턱대고 들어섰다가 약간의 환상방황을 하다가 길을 찾아 주차장에 도착한다.
매표소 아래 도로가 어느 식당에 10시경 들어선다. 원누님이 많이 배가 고프신가 보다. 산채나물에 공기밥을 꿀꺽....김치찌개가 나온다. 도대체가 이것이 김치찌개인지 배추잎파리 국인지 알수 없는 국물속에 길게 돼지고기가 담겨져 있다. 니맛도 내맛도 없는 김치찌개....설악산 초입부의 식당, 설악을 찾는 이들이 많이 찾을것인데 이런식으로 장사를 해도 되는것인지....원 참 ~~
캠프장에 큰 맥주 3개를 사들고 들어서니 밤11시가 가까워 온다. 일부 취침상태이고 호성형님과 몇몇이 남아 우리를 기다린다.
12시 자정까지 맥주로 야영장 마지막날의 자리를 꽃피우고 취침속으로 들어간다. 여름을 피해온 많은 남과 여 그리고 아이와 인생이 꽉찬 이들로 꽉찬 야영장은 조용하다.
아침이 밝아오고 향암과 7시반경, 기념촬영 한컷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여수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각각의 방향에서 와 이곳설악에서 크로서 했는데이렇게 그냥 헤어져도 보내도 되는 것인지...아쉬움이 크다.
우리는 (원누님은 새벽3시에 출발) 8시 20분경까지 노닥거리다가 장수대로 향한다. 나의 한등35기 설악구조대 친구를 만나러 간다. 미시령터널?을 지나고 제법 달려 장수대에 도착 반가운 해후를 한다. 몇 년만인가....내설악 구조대장을 한다더니 신경을 많이 쓴는가 탈모의 흔적이 여기저기...
커피한잔을 뒤로 하고 장수대도 안녕~~
국도로 화천에 들러서 대순을 만나 매운탕으로 점심을 떼우고 화천을 뜬다. 춘천으로 나오고 고속도로를 탄다. 서울로 접근할수록 차들이 꽉꽉 채운다. 도로를...그래도 이길을 가야 하는가...설악ic에서 빠져 국도로 접어들고 가끔씩 정체되고 지체되고 뚫리고 ....저녁6시 40분경 서울집 도착
2박3일간의 짧은 시간이 마무리 된다. 이번 하계캠프는 나름의 의미와 자평을 해보면
암벽에서 거의 7시간 붙어있고 긴 하강을 하였다. 문리대 길을 올라서고 내려 왔다. 곰바위를 만났다. 약간의 등반에 자신감이 샘솟는다.
향암과 다오름이 산악회조직의 특성이 다르겠지만 많은 다오름회원의 관심속에 함께하는 설악캠프라면 더 의미가 있을텐데....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이땅의 생명들을 설레이게 했던 만남의 봄은 화려하게 에드밸룬을 띄웠는데 그 때 약속희망했던 그 가을은 언제나 오려나~~~
2019년 08월을 보내며...
최언식
힘이 들었나봐요
그래도 더 늙기전에 꼭 다시 가고싶은
설악캠프네요
애쓰셨고 감사해요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또 봄이오고
계절마다 화려한 애드벌룬을 띄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