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다오름 쫑바위]
일시:2017.10.28.(토)
참가: 박종범, 권호섭, 최언식, 경덕(등반대장 지인).....이상 4명
등반코스: 인수봉 크로니길
아침이 힘들다. 어렵게 눈을 억지로 뜬다. 전날 10월집회의 흔적이... 젖어든 알코올이 몸의 균형을 어지럽힌다.
월요일 쭈욱~ 수요일 푸욱~ 술에 담긴 몸을 생각해 금요일 집회는 가급적 살살 피할려 했는데...술자리란 것이 원래 그런것인거...
정길네 곰탕집에서 술을 멀리하시던 연행형의 잔이 자꾸만 채워지고 비워진다. 한국일보에서 맛난 곰탕집을 취재한 기사가 오늘 나왔다는 그 맛난 곰탕 한그릇과 갓 태어난 수육을 펼쳐놓고, 다오름 락페스티벌인지, 암벽 축제인지를 논하고, 대중의 건설적제안 다오름쟈켓을 만들자... 회장의 동의와 참석자들의 찬성으로 제작결정을 한다. 그러는 사이 맥주는 쓰러지고, 소주는 속을 비우고, 유일하게 플라스틱의 피부를 자량하는 막걸리는 인간에게 모가지가 잡힌채 계속 냉장고에서 끌려나온다.
여기저기 쓰러지고 넘어진 술병들을 뒤로 하고 어디서 발화되었는지 모르는 가운데 2차로 지하맥주집으로 들어선다. 가볍게 한잔...한잔...
서빙하는 아가씨가 젊다. 젊은 것은 싱그럽다. 싱그러운 것은 아름답다.
쫑바위에 대해 경계선에 서있던 마음이 쫑바위 참가로 확정되고, 땅속을 달리는 철차에 몸을 실었다.
감았던 눈을 뜨고 띵한 머리를 이고, 자일을 챙기고 땡땡해진 배낭을 지고 지하철로 향한다.
무심코 우이동신설 전철방송을 흘리고, 전통적 우이동접근방식으로 수유역에 내려서니 벌써 약속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종범형과 통화후 택시로 달려간다. 속풀이 헛개차를 구입코자 들어선 점빵입구에서 본 듯 안본듯한 얼굴을 마주한다. 가물가물......유선대에 왔던 경덕씨이다. 춘천에서 새벽을 달려온 모양이다.
열정이란 이런것인가....나이가 들다 보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이 피부의 탄력이 아니다. 뜨거운 심장뛰는 열정이다.
열정이 식고 없어지는 순간부터 인간은 늙어가는 것이다.
늙지 않을려면 목표를 새우고 열정을 불태워야 한다. 진실이다. 그대는 젊은가 늙어가는 가....
가는가을을 눈에, 가슴에 담으려는 질곡같은 한국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듯 한 연식의 등산객들이 고교동창모임으로, 여기저기 늙수구레한 꼰대들의 모습을 하고 모여들 있는 도선사 주차장을 지나서, 미식거리는 듯 아닌듯한 몸을 땀으로 쏟으면서, 하루재를 올라선다.
오늘 등반을 해야하나 바위밑에서 망중한을 달래야 하는가....컨디션이 난조의 비선형을 왔다리 갔다리 한다.
요즈음 나이가 들어서 인지 오십들어서 마음이 마이도 약해졌다. 몸의 시그널로 인해 마음도 불규칙한 포물선을 춘다. 마음이 평정하지 못하고 난조를 띤다. 그 난조는 몸의 불편을 불러온다.
12시경 인수하단 남측지점으로 도착....여기저기 바위에 바위사랑꾼들이 많이도 껌처럼 붙어 꼼지락 거린다.
의대길, 동양길이 물망에 오르듯하다 사라지고 인적이 없는 길을 택한다. 크로니...
종범대장이 선등을 서고 빌레이를 본다. 바위의 굴곡진 형태가 위로 뻗어 있다. 난코스인지 무난한지 아무 느낌이 없는 것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전날의 흔적인가 보다.
이길은 첫볼트까지의 거리가 꽤 멀다. 한참을 고개들어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한 피치도 멀다.
후렌드를 치고 등반대장은 잘도 올라간다. 바위의 근육근이 길게 형성되어 그래도 잡고 뜯을 것이 많다. 그럭저럭 올라간다.
1피치를 올라서고 후등자 빌레이로 경덕씨를 이끈다. 바윗길이 이제3번째라 했나....쉽지는 않을 것이다. 호흡이 거칠다. 호와 흡의 간극이 짧고 거칠다. 호와 흡이 자갈밭 가듯이 거칠면 몸이 긴장하고 팔 다리는 편치못하다. 당연히 등반도 쉽지 않다.
검도에서는 상대에게 날숨과 들숨의 틈을 보여서는 안된다. 날숨과 들숨은 가지런해야 한다.
등반도 모름지기 숨을 가지런히 해야한다.
잔잔한 물결이 움직이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위로 흘러가야 한다.
후등자가 올라서고, 말순으로 다오름암장 권센터장이 가볍게 올라선다. 1피치가 완성되고...2피치의 길을 등반대장님은 재촉한다.
2피치도 멀고 길다. 거의 50m는 되는 거리이다. 잡고 뜯고 딛고 당기고 메달리며...볼트를 밟고 2피치를 오른다.
경덕씨는 여전히 온몸으로 거친호흡을 토하고 오른다, 열정 하나로....
3피치를 직상하다가 트래버스로 횡단하고...좁은밴드에 발을 딛고 선 확보물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단풍이 참 곱다.
아름다운 시월의 가을날이다. 꺼지기전의 촛불처럼 떨어지기전의 단풍이 처연히 아름답다.
4피치를 나아간다. 등반길이 재미나다. 직상하다가 제일 위쪽 볼트를 통과한 자일을 천천히 내린다. 선등자의 몸이 서서히 하강한다. 1미터 2미터 3미터....중력방향으로 내려가는 몸이 옆으로 바위와의 마찰력을 이용하여 옆으로 옆으로 미끄러 나아간다. 볼트에 퀵드로가 걸리고 자일이 통과하고 계속 옆으로 전진하여 확보물에 도착한다. 저런 아무렇지도 않은 동작도 수많은 바위의 내공이 쌓여야 가능하다.
등반대장의 빌레이로 올라가다 하강하고 옆으로 마찰력을 매끄럽게 이용하지 못하고 자일을 잡고 어그적 옆으로 이동한다. 경덕씨가 3번째, 호섭형이 말번으로 확보물에 도착한다. 어느듯 오후4시 반경이다. 초보자가 있어 속도가 나지 않는다. 오늘은 인수봉 정상의 자판기를 못보여 주나 보다.
산속의 가을해는 짧다. 하강이 결정되고, 대장이 먼저 하강한다. 2번째 춘천의 바위열정이 하강하고 내가 따라 내려간다. 어설프게 먹은 자일짠밥이지만 내가 보기에 하강하는 모습이 편하지가 않다. 내려가면서 코치를 해보지만 쉽게 적용이 안된다. 일단은 안전하게 자기편한방식으로...몸동작이 간결해야 하는법인데 지금은 어쩔수가 없다.
1차 하강을 하고, 30미터 가량의 2차 하강을 한다. 그래도 코치한 보람이 나타난다. 자일에 체중을 싣고 많이 간결해진 모양새로 경덕씨가 하강을 한다.
마지막으로 땅에 발을 딛는다.
주위가 밝음의 농도가 엷어지고 어둠의 색깔이 짙어진다. 바위에 붙어서 먹지도 못해 고픈배를 남은 김밥과 행동식으로 해결하고, 출발지에서 장비를 정리하고 등반을 마무리 한다.
오후6시경 산비탈을 내려 인수산장밑을 지나고 하루재를 넘어선다. 도선사 주차장으로 가는길이 왜이리도 먼것인가.....
우이동 주차장에 7시경도착, 식당에 들러 뒷풀이로 가볍게 막걸리를 입에 축이고...오늘은 도저히 못먹겠다. 식당을 나서니 8시경....먼저 호섭형과 작별을 하고 중계역까지 박대장이 모는 세이차로 하차....경덕씨의 산을 그렸던 마음을 듣고 지하철로 상봉역에서 2차 안녕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9시경이다. 아주 깔끔하게 등반의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쫑바위는 쫑을 지었다, 새로운 시작을 잉태하면서.......
등반의선배님
(박종범,권호섭,최언식)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모로 코치해주시면서
쌩초짜 이끌고 등반하시는데
수고많이하셨어요
다시한번 수고에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