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20일 도봉산 선인봉

by 장일경 posted Sep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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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담당자 : 한승민
◎ 대 상 산 : 도봉산
◎ 산행코스 : 원래는 학교길
◎ 산행기간 : 9월 19일~20일
◎ 산행지역날씨 : 말이 살찌기 딱 좋은 화창한 가을 날씨
◎ 산행방식 : 등반

⊙ 산행내용 :
9월 19일/20일 도봉산 선인봉
참가자: 권호섭, 박종범, 한승민, 양미정, 이정현, 장일경 - 몽땅 5명.

토요일 어스름 해질녘쯤 도봉산 입구 포돌이 광장에 도착하니 아직 아무도 없다.
양여사는 낮에 워킹을 마치고 재정비해서 야영장으로 뒤늦게 올라오겠다고 연락이
왔고 승민대장 역시 밤 늦게나 되야 야영장에 도착할 수 있다는 통보가 있은지라
토욜 아~무 할 일 없는 호섭과 만나고 혹시모를 신입회원의 출현을 기대하며 포돌이 광장에서
멍 때리고 있는데 때맞춰 호섭이 설렁설렁 걸어온다.

시간이 6시를 넘어 가고 아무래도 신입회원의 출현은 다음으로 넘어가는가 보다.
약속시간 지키는데 과민성 증후군이 있는 다오름 특성상 6시가 넘어 몇분이 지나가고는 그냥~
야영장을 향해 출발한다.
이 대목에서 앞으로 잠재적인 신입회원들이 유념해야 할 포인트 하나!
약속시간 늦으면 혼자 뒤따라 와야 한다는 거~
선배님들 기다리게 하면 잔소리 무지하게 많다는 거~
두어번 더 늦으면 향후 한 5년은 조상이 시끄럽다는 거~~
명심해야 할 겁니다~

아무튼 초가을 해는 이내 저물어 한창 등산학교 교육중인 도봉 대피소를 지나 삼거리 쉼터를
지날 무렵에는 랜턴을 꺼내야 할 정도로 날이 저문다.

호섭의 쉴새 없는 이야기 거리가 한 서너 가지를 넘어 갈 쯤 야영장에 도착하고, 얼른 후라이 치고 푸른샘 가서 물 떠오고 장내 정리를 하고 나니 배가 무지하게 고프다.
고기 굽고 막걸리에, 모과주에, 햅반에 우선 눈에 띠는 대로 굽고 마시고 하다 보니 대충 재정신이 돌아오고, 양여사 섹소폰 삼거리 지나 약수터 앞을 통과하고 있다는 통지가 온다.

그렇게 사오십분 정도 호섭의 화려했던 소싯적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둠 너머에서 은쟁반에 자갈돌 굴러가는 소리로 “다오름~” 하는 에코가 온다.
짧은 다리로 뒷 먼지 펄~펄~ 휘날리며 양여사 그렇게 도착하고 순간 야영 난이도 확! 상승한다.
소주 패트병 뚜껑이 휙~ 돌아가고 후라이 판에 큼직한 스테이크 한 장 퍽~ 올라가더니 지대로 굽히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막걸리 빈 병이 옆으로 자빠지고 소주 패트병도 힘없이 나뒹굴고 이제 남은 것은 패트
한 병.
아~ 오늘은 너무 소심하게 준비했다. 스페어로 두어병 짱박아 뒀어야 하는 건데….
아직 야영 난이도 5.9를 못 넘기는 수준이다.
술에 심약한 호섭이도 섭섭했는지 급히 승민대장에게 콜을 넣고는 삼겹살에 소주 주문을 넣는다.
늦더라도 올때까지 절~대 안 잔다는 다짐까지 겯드려서…
그러면 뭐하나 마지막 남은 패트병이 물구나무 설 쯤 이미 반쯤 가수면 상태다.
빨리 자야 낼 등반하지~

고마 잡시다!
주문한 삼겹살과 소주를 사느라 승민대장 밤늦게 천지사방 뛰어 다닐 때 사실 야영장은 이미
취침모드.
한참을 자다 살기를 느껴 살짝 눈을 뜨니 승민대장 씩씩거리며 눈에 불을 켜고 어둠 속에 불끈
서 있다.
또 속았다! 뭐 대충 이런 표정으로…
일단 곤히 나가 떨어져 있던 참이라 퍼뜩 인사만하고 다시 침상속으로 잠수..
아침은 밝아오고 다시는 밤에 술 주문 안 받는다는 승민대장의 처절한 외침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먹는데, 신입회원인 이정현씨와 연락이 닺는다. 도봉산 입구인 것 같다.
아침에 오기로 한 종범과 같이 오라고 연결시켜주고 나서 한시간여를 기다리니 종범선수와
이정현씨가 땀 찔찔 흐리며 득달같이 올라온다.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맥주 한잔 트고 이래저래 친교의 시간을 잠시 가진 뒤 학교길 등반과 이정현씨 등반 기초교육을 위해 학교길 초입으로 올라간다.

학교길엔 벌써 여러 팀이 붙어있다.
제네들은 야영할 때 잠만 자는가 보다. 새벽부터 벽에 붙어서 소리지르고 난리다.

우리는 학교길 옆 경송A길에 자리를 잡고 난이도 꽤 있어 보이는 슬랩 등반을 하기로 하고
승민대장과 종범선수가 각각 한 길씩 줄을 깐다.
승민대장 빡시게 붙어서 암벽화 깔창 500원어치 벽에 붙이고는 완료, 종범선수는 완전 빡센 길
붙었다가 퀵도르 3개 걸고 오토바이 타다가 “에~이씨 하강”을 외치고는 내려온다.
다음으로 호섭이 씩씩거리며 붙고 이어서 내가 붙는데 이 넘의 벽은 붙어보면 벌떡벌떡 서 있다.
밑에서 볼 때는 살짝 누웠더만….

발가락에 힘 빡! 주고 종범선수 코치 받으며 홀드라고 생긴 모양새는 다~ 더듬거려가며 죽기살기로 오르고 하강.
양여사 멍~하니 앉아서 명상하다가 들 누워서 잠 청하다가 벌떡 일어나 등반 한단다.
5분대기조 전투화 신듯 후다닥 암벽화 갈아 신고는 슬랩에 붙는다.
“줄땡겨” 한두번 외치고는 완등!
종범이 줄 깔던 빡 센 슬랩도 한 명씩 번갈아 가며 완등하고, 승민대장은 이정현씨 기본교육시키고 슬랩에 붙인다.
등반하느라 잘은 못 봤는데 아무튼 처음이지만 강단있게 붙었나 보다. 손톱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올랐단다.
등반 전날 손톱 꼭! 깍고 오세요~

그렇게 슬랩에서 놀다가 학교길에 여유가 생겨, 종범, 호섭, 승민대장이 붙기로 하고 양여사와 야영장으로 돌아와 허기 좀 달래다 보니 호섭이 또 씩씩거리며 내려온다.
앞선 남녀 커플이 당췌 등반속도도 안 나고 여성 등반자의 등반력이 학교길 붙기에는 아직 좀
부족하여 선등자의 잔소리가 민망하리 만치 심했다고 한다.
그 둘의 관계를 여러 각도로 추측을 하고 결국 여성등반자가 불쌍하다. 지금이라도 다른 사람 만나는게 낫다고 결론 짓고는 라면에 식은 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나니 역시 승민대장과 종범선수
투덜거리면 내려온다.
등반력이 안 되는 것이라 뭐라 하지도 못하고 두피치 마치고는 계속 기다리다 지쳐 내려오는 길이란다.

이제 해도 많이 기우러져 하산해야 할 시간이니 대충하고 하강하기를 잘했다.
야영장 정리를 신속히 하고 하산하여 신입회원 이정현씨 필 받아서 기본 장비 구매하고
뒷풀이하며 다음주는 어디가자 어디가자 서로 제안하다가 헤어지니 정신이 혼미하다.

안전 등반을 마치고 다음주를 기다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야영/등반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말이 살찌는 반의 반 만큼이라도 등반력이 향상되기를 기대하며 거금들여 짝짝 달라붙는 암벽화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신입회원 줄 깔아줄 그날을 기다리며….

이상.끝!
  • ?
    장대순 2009.09.22 16:56
    아--신난다..ㅎㅎ // 나없이 학교길 하면 섭하지요..
    벌초끝내고 동생이랑 넘마셔서 일요일은 꼼짝도 못했는데..이번주 줄 깔아요..일경형//
    내빌에이는 보아주지요..ㅎㅎ
  • ?
    한승민 2009.09.22 18:33
    어머어머
    어쩜 글일 이렇게 재밌게 쓰실까????
  • ?
    권호섭 2009.09.23 21:07
    대순이 두고 학교갈 기회를 놓쳤네 아쉅다.어쩌랴?
  • ?
    조서은 2009.09.28 16:21
    약속시간 늦으면 혼자 뒤따라 와야 한다는 거~
    선배님들 기다리게 하면 잔소리 무지하게 많다는 거~
    두어번 더 늦으면 향후 한 5년은 조상이 시끄럽다는 거~~
    명심해야 할 겁니다~
    ....................................
    웃겼어요~~